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세계 최하위권이지만 고용보호만은 OECD 국가 가운데서도 최상위권이라는 조사 결과를 접했다. 바로 최근까지 LG칼텍스정유 등의 노조가 치열한 쟁의활동을 한 것이 생생한데 이 같은 결과를 보니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사람으로 힘이 빠진다.
그동안 우리 노동자들은 노동 강도에 비해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줄곳 주장해왔고 사실 나 역시 직원들에게 보다 좋은 대우를 못 해줘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선진국의 노동시장을 보니 우리 노동자들이 요즘 너무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사실 우리나라는 IMF 이전까지 대규모 인력 감원이나 구조조정에서 거의 안전지대 아니었던가. 경제가 바닥을 치고 기업이 줄도산하면서 어쩔 수 없이 인력감원에 나선 것이고 이것이 바로 선진국 노동시장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느 선진국에서도 우리나라 노동자같이 큰 목소리를 내는 법은 없다. 경제 주체 간의 합의와 협력이 대전제로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노동자들은 어떠한가. 마치 자신만 피해를 보고 사는 양 아우성이다. 어떤 경우에는 국민의 삶을 볼모로 파업에 들어가기까지 한다. 제발 혼자만 피해본다는 생각을 접자. 사측도 노동자들의 이유 있는 불만에만 귀기울이자. 언제부터 이 나라가 노동자들이 좌지우지하는 나라가 됐는가.
김석주·경기도 양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