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김포공항으로 가는 한 승객이 공항에서 자신의 짐을 부친다. 항공사 직원이 수하물에 전자태그(RFID)를 부착하자 수하물은 곧바로 컨베이어에 실려 자동으로 이동한다. 보안 검색대로 이동한 수하물의 전자태그를 보안장치가 자동으로 인식, 수하물 내용과 탑승자 정보를 일치시킨다.
수하물이 검색대를 통과하는 순간, 보안 검색 담당자의 모니터에는 해당 승객의 정보가 출력된다. 수하물의 보안 확인 처리 결과는 위험 인물 정보와 연결, 보안 담당자가 위험 인물로 분류된 사람의 수하물은 좀더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보안 검색을 마친 수하물은 컨베이어를 타고 다시 분류 장소로 옮겨진다. 수하물 전자태그의 정보를 이용해 수하물 목적지와 비행기 편명, 출발시간 등이 모니터에 출력되고 분류 작업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수하물 분류책임자가 수하물 태그를 일일이 확인할 필요가 없다.
분류된 수하물은 전자태그 판독기가 장착된 이동식 관문을 통해 해당 항공기로 옮겨진다. 수하물과 해당 항공편의 일치 여부가 최종 확인되고 문제가 있으면 곧바로 경보가 울린다. 잘못 배달된 수하물은 휴대용 판독기로 재검색되고 해당 항공편으로 반송된다.
김포공항에 도착한 수하물은 컨베이어를 통해 청사로 운반된다. 이때 수하물에 부착된 전자태그는 수하물의 승객 정보를 모니터로 출력, 해당 승객이 자신의 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승객이 짐을 찾아 출구를 빠져나갈 때도 수하물의 태그와 승객이 소지한 전자태그의 일치 여부가 최종 확인된다.
이 같은 전자태그를 이용한 항송수하물 추적통제시스템은 결코 먼 미래 얘기가 아니다. 내년 2월부터는 국내 주요 공항에서 흔히 불 수 있는 광경이 된다. 실제로 아시아나IDT는 제주 공항을 기점으로 김포, 부산, 대구, 광주, 청주 등 5개 노선 공항의 해당 수하물에 전자태그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자태그 항송수하물 추적통제시스템이 도입되면 무엇보다 수하물 분실 및 도난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그동안에도 고객과 수하물이 동일한 정보의 바코드를 통해 이론상으로는 분실 없는 시스템 구현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는 도착지 공항에서 짐을 찾을 승객과 화물의 바코드 정보가 정확히 일치하는 지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자태그를 활용하면 수십 미터 외부의 판독기가 손님과 짐의 정보를 자동으로 인식, 수하물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직접 확인해줄 뿐 아니라 다른 승객의 짐을 들고 가는 사고도 원천적으로 방지한다.
전자태그 항송수하물 추적통제시스템은 수작업으로 처리되는 기존의 바코드시스템에 비해 작업 인력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수하물 접수 및 분류 과정에서의 오류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보안 기능을 강화, 테러로부터 보다 안전한 비행을 보장한다.
실제로 전자태그를 활용하면 수하물만 맡기고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는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주인 없는 수하물이 확인될 경우, 해당 수하물을 곧바로 찾아 혹시 발생할지 모를 테러 상황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또 위험 인물 리스트와 위험 인물이 맡긴 수하물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확인돼 요주의 수하물에 대한 집중적인 점검도 가능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테러 가능 인물과 상황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가 수집된다.
이 같은 전자태그 항송수하물 추적통제시스템은 국내에서 김포공항 등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점차 항공·물류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전세계적으로는 미국이 샌프란시스코·시애틀·프랑크푸르트 구간에서 이 같은 전자태그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모든 승객용 가방에 전자태그를 붙이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일본도 탑승시 물건을 들고 들어가지 않는 이른바 ‘핸즈 프리’ 서비스를 위해 지난 3월부터 유사한 시스템을 가동중이다.
아시아나IDT의 고석봉 차장은 “항공 화물 수송량은 계속 늘어나고 테러로 인한 항공 운항에 대한 위협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여 전자태그를 활용한 항공 화물 운송 체제 도입은 항공·물류 업계 전반으로 확산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 등 국내선 6개 공항에 내년 2월까지 시스템 구축
‘항공 수하물이 없어졌다고 발 구르지 마세요’
시스템통합(SI)업체인 아시아나IDT(대표 박근식)와 아시아나항공(대표 박찬법)가 내년 2월까지 김포·부산·제주·광주·대구·청주 등 국내선 6개 공항에 항공수하물 추적통제시스템을 구축한다. 항공수하물에 RFID칩을 내장, 수하물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도착장의 모니터를 통해 수하물 도착 여부도 확인하겠다는 것.
RFID 기반 정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공항공사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공항에서의 신속·정확한 수하물 처리를 통해 비용 절감은 물론, 공항 대외신인도를 높일 수 있는 프로젝트다. 실제로 현재 수하물 사고율 지수는 3.25건/1000명인데 이를 1.25건/1000명으로 줄인다는 방침.
이미 지난달 정보시스템 구축이 시작돼 내년 2월이면 완료될 예정이다. 우선 제주공항 출발을 기점으로 김포, 부산, 대구, 광주, 청주 5개 노선을 도착공항으로 하는 항공수하물에 전자태그시스템을 적용하게 된다. 현재 바코드 기반에 RFID를 활용함으로써 수하물 분실이나 화물이 승객이 탄 여객기에 실리지 못하는 경우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시범사업의 1차적인 목표.
아시아나IDT 관계자는 “전자태그 항공수하물 추적통제시스템이 도입되면 신속·정확한 수하물 처리가 가능해져 비용절감 및 공항의 대외 신인도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공항 및 관련 업체들은 수하물 사고를 예방하고 대기시간을 확인하게 하는 등 고객 서비스를 높이는 한편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 미들웨어 분야의 핵심 기술도 축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시아나IDT는 이번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내후년까지 국내 전 노선에 시스템을 확대·적용하고 제휴 항공사 간 수하물 시스템으로도 연결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 및 휴대폰 등을 통한 수하물 정보 서비스도 제공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유비쿼터스 컴퓨팅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오는 2007년 이후에는 공항출입관리시스템 및 항공화물과 기내식 분야에도 전자태그 기반의 추적통제시스템을 확대, 적용하고 육상 물류시스템과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도 개발·제공할 계획이다.
[인터뷰]박근식 아시아나DT 사장
“전자태그 기반 항공물류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항공·물류 분야의 전문 시스템통합 업체로 도약하겠습니다.”
최근 항공수하물 추적통제시스템 시범 사업자로 선정된 아시아나IDT의 박근식사장은 공항·물류 분야에 전자태그를 도입하는 이번 사업을 새로운 회사 도약의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항공·물류 분야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SI 업체인 아시아나IDT가 특화된 영역으로 충분히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
따라서 박사장은 “공항 물류 부분은 특화된 전문 분야로 실제 공항 물류시스템 운영 노하우가 필수적”이라고 전제하며 “그동안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정비·수입관리·물류 시스템 관리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에 RFID 기술을 접목, 유비쿼터스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개념의 수하물관리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겠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9.11 무역센터 테러 사건 이후 전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공항 내 보안시스템을 위해 RFID를 응용한 차세대 물류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박사장은 아울러 “이번 시범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수하물의 사고 예방 및 대기시간 확인 등 대고객 서비스가 큰 폭으로 향상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향후 아시아나IDT는 항공물류시스템 분야의 전문 SI업체로 도약,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