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망대]日 차량 전자부품 호조

 일본 전자업계가 세계적인 첨단 자동차(e카) 개발 붐에 편승해 차량용 반도체 및 전자부품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들어 히타치제작소, 엘피다메모리, NEC일렉트로닉스 등 일본 전자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개발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고 샤프, 도시바, 교세라 등은 차량용 센서 카메라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도시바는 히타치에 이어 아예 자동차 부품 사업에 진출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관련 사업이 디지털 가전에 이어 전자업계 주력 사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개발=히타치, 엘피다, NEC 등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2위 업체인 모토로라, 인피니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차내 LAN이 자동차의 ‘신경’ 역할을 하며 갈수록 첨단화 경향을 보이자 향후 관련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용 반도체 세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140억달러이며 오는 2007년까지 209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연 평균 성장률이 다른 반도체 분야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자 전자업체들이 앞다퉈 시장 선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

 NEC는 99년 이후 완성차 업체에 납품해온 엔진제어용 마이크로컨트롤러의 생산라인을 두배 이상 늘리기로 했으며 르네사스는 지난 4월 자동차사업본부를 신설했다. 현재 이 분야 매출이 900억엔 수준인데 5년 안에 두배로 키울 계획이다.

◇차량용 카메라 사업 진출 잇따라=샤프와 도시바는 고성능 센서를 이용한 차량용 디지털 카메라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샤프가 올해 말, 도시바가 내년부터 차량용 카메라의 양산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교세라는 도요타자동차의 일부 차종을 대상으로 차량용 카메라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샤프는 독일 연구기관에서 관련 기술을 도입, 기존 제품에 비해 빛의 명암차 인지능력을 1만배 높인 CMOS센서를 개발했다. 현재 CMOS센서는 주로 디지털 카메라 및 휴대폰에 사용되고 있는데 샤프는 완성차 업계에 제품을 시험적으로 출하한 상태이며 올해 말 후쿠야마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간다. 도시바도 CMOS를 채택한 2006년부터 차량용 카메라를 양산할 예정이다.

◇차 부품 사업에도 도전장=현재 전자업체 가운데 차 부품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업체는 히타치다. 이 회사는 이미 스티어링, 브레이크, 서스펜션, 휠, 엔진부품 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자동차 부품사업 매출 3600억엔을 달성하고 오는 2010년에는 1조엔 규모로 육성할 방침이다.

히타치가 자동차 산업의 강자로 떠오른 것은 자동차의 첨단화, 전자화가 큰 기여를 했다. 세계 2위의 완성차업체인 도요타, 닛산, 혼다 등이 이미 히타치가 생산하는 부품이 없으면 완성차 생산이 불가능할 정도다. 히타치는 지난 99년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기간 부품 개발을 위해 이바라키현에 공장을 건립했다. 2001년에는 EP(Electronic Powertrain)개발센터를 설치, 완성차, 철도차량 등 각종 산업용 차량의 엔진·모터를 개발해 오고 있다.

도시바도 올초 차 부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도시바 자회사인 도시바산업기기제조가 구동시스템용 모터를 생산해 도요타 계열의 자동 변속기 제조업체인 아이신AW에 납품한다.

이 회사는 또 △배기가스 정화시스템 △텔레매틱스 단말기 △주행 중 장해물 감시시스템 등 사업에도 진출, 오는 2006년 이 분야에서 500억엔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