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한국 영화를 위해서는 나름대로 일조했다고 봅니다. 방화를 올린 사람은 왕따시키고 죄인 취급해 유포되지 못하게 한 걸요. 우리 영화 시장을 지킨거죠.”
웹스토리지나 P2P 이용자들을 만날 때마다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다. 해외 영화는 국내에서 개봉하기도 전에 인터넷으로 보게 하니까 극장에서 한국 영화에 관객이 몰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웹스토리지와 P2P가 확산되면서 실제로 한국영화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지 않냐”고 근거도 내세웠다. 또 한 웹스토리지 업체 사장도 “우리 같은 서비스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한국 영화가 사랑받는 것 아니냐”고 억지 주장을 펼쳤다.
최근 발표되는 한국 영화 점유율에 관한 얘기를 들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와 맥스무비가 밝힌 한국영화산업통계에 따르면 상영작을 기준으로 삼은 1∼7월에 서울지역 한국영화 점유율이 58.3%에 달했다. 이는 상반기 61.9%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인 47.1%보다 11%p 이상 높은 것. 또 영화 투자배급사 아이엠픽쳐스와 멀티플렉스 CJ CGV의 집계에 따르면 8월 한국영화 점유율이 최근 5년간 8월 점유율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에서 공짜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한국 영화는 잘된다고 하니 네티즌의 ‘한국 영화 보호’가 마치 효과를 거두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먼저 이 논리대로라면 우리 영화는 내수용에 그친다. 해외 시장에 진출해도 자국 영화를 보호하려는 네티즌에 의해 똑같이 우리 영화의 지적 재산권은 무시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같은 주장은 도둑질한 돈으로 불우이웃을 도왔다고 뿌듯해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 영화든 외국 영화든 간에 영화에 대한 저작권 침해는 명백한 불법행위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들의 주장과 달리 최근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우리 영화도 외국 영화처럼 자연스럽게 불법 복제되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국 영화 보호’를 운운했던 웹스토리지나 P2P 이용자들이 어떤 궤변을 늘어놓을지 자못 궁금하다.
디지털산업부·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