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저 OO 사이트에 있어요. 외로운 사람끼리 대화나 하죠. 들어오면 닉네임 알려주고 연락 줘요.”
성인 채팅 사이트에서 사이버 호객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데이트를 신청하는 척 하며 회원을 모집하고 회원 가입 시 취득한 개인 정보로 은밀한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 논현동에 사는 이모(남·31)씨는 채팅 사이트를 구경하던 중 낯선 사람으로부터 대화를 하자는 쪽지 한 통을 받았다. 5분 가량 채팅을 하던 중 상대방이 화상으로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모 사이트에 방을 만들어 놓았으니 회원 가입하고 들어오라고 알려줬다. 이 씨는 상대가 알려준 사이트에 접속해 봤더니 음란 화상 채팅 사이트에다 유료 사이트여서 가입하지 않았다. 이 씨는 “다른 음란 화상 채팅 사이트로 유도하는 걸 보니 ‘사이버 호객꾼’이었다”며 “자기는 주부라고 알려줬는데 주부들까지 이런 아르바이트를 하는 지 몰랐다”고 말했다.
사이버 호객꾼들은 “화끈한 걸 볼 수 있다”거나 “그냥 대화나 하자”는 식으로 접근하지만 이들의 달콤한 말에 속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호객꾼들이 소개하는 사이트 대부분이 유료 결제를 해야 이용할 수 있고 또 회원 가입 시 입력한 개인 정보가 잘못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성인 채팅 사이트 관계자는 “예전에는 폰팅을 유도하기 위해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규제가 심해지면서 일부 업체들이 회원들이 가입할 때 입력한 핸드폰으로 직접 전화를 거는 사례가 있다”며 “이를 받으면 ARS로 자동 연결되고 전화 요금이 이동통신 부가 서비스 이용료로 결제된다”고 밝혔다. 때문에 주의하지 않으면 시간당 2∼3만 원짜리의 비싼 요금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채팅에서 이성을 만난다고 하지만 업체에서 고용한 여성들과 화상 채팅을 하거나 전화로 대화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성인 채팅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이버 호객행위는 불법적인 요소가 많다. 음란한 내용으로 호객행위를 하면 음란통신행위에 해당하기 때문.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양근원 경정은 “음란 스팸 메일과 같이 채팅 사이트에서 쪽지, 대화 등을 통해 하는 호객행위에 음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 음란통신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호객행위를 발견하는 즉시 화면을 캡쳐해 경찰에 신고하는 이용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