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샤프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LCD TV 전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 6000만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해 글로벌 광고 캠페인을 펼친다.
13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LCD TV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지 못한 샤프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강력한 마케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샤프의 광고 캠페인은 연말 휴가 시즌을 겨냥하고 있는데 자사의 LCD 최신 제품인 45인치급 ‘어쿠오스’ 모델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광고 대행사인 위든 케네디가 제작한 샤프의 광고 캠페인은 지난주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공개됐다. LCD 기술과 샤프라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다루고 있는 이 광고는 중국·스페인 등 18개국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샤프는 뉴욕 한복판에 소비자들이 ‘어쿠오스’ 제품들을 체험할 수 있는 진열 상점도 오픈했다.
이같은 샤프의 노력은 신규 업체들의 참여로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 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 2분기 샤프의 전체 시장점유율은 31%로 여전히 수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동안 5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결코 안심할 수도 없는 상태다. 특히 필립스전자, 소니, 삼성전자 등의 디스플레이 업체는 물론, 델·게이트웨이 등 10여개 컴퓨터 업체들과도 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이번 샤프의 마케팅 캠페인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게 핵심이다. 그동안 샤프는 선두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조용한 광고정책을 펼쳐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TNS 미디어 인텔리전스/CMR에 따르면 샤프는 지난해 미국에서 3080만달러를 광고 부문에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6.7%의 LCD시장 점유율을 보인 삼성전자가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에 비하면 많은 수치는 아니다.
이와 관련, 샤프의 소비자가전그룹 마케팅 부사장인 밥 스캐글리온은 “과거 광고 캠페인이 주로 브랜드보다 제품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앞으로 이미지 제고에 보다 많은 마케팅 비용을 할애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서플라이의 폴 시멘자 부사장은 “샤프는 미국에서 최고 브랜드가 아니다”라며 “이번 광고 캠페인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집행될 될 것이고 자사의 특색없는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