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젊어서 고향을 등지는 것은 농촌에서는 당연한 상식이다. 학교를 나온 뒤 서울이나 지방 도시에서 적은 월급쟁이라도 해야만 고향 사람들의 칭찬의 대상이 되는 현실에서, 집에서 농사를 짓거나 마을 일을 돕는 젊은이는 극히 드물고 부모 입장에서도 진정으로 바라지 않는다. 고향에서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일 것이다.

 얼마 전 고향 사람들이 원전 방폐장 유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예비신청 최종 마감일을 앞두고 찬반론이 팽팽하여 고향사람끼리 싸우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해 안타깝기만 하다. 평생 꿈도 꿀 수 없던 수많은 일자리가 보장되고, 취업 때문에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젊은이가 가족들과 함께 살면서 일할 수 있게 되는 데 아쉬움이 정말 크다. 유치지역이 확정되면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지만 회사 채용시 지역주민 자녀에 높은 가산점이 주어지는 것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막중한 부담을 단체장 한 사람에게 맡겨놓지만 고향의 발전은 정부도 환경단체도 아닌 지역민의 소신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나중에 발전되고나서 기웃거리는 기회주의보다 떳떳한 고향의 야심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진수환·경기도 고양시 탄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