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HP가 기술적인 보완없이 수십년간을 그대로 사용, 노후화 기미를 보이고 있는 인터넷을 ‘적응적이고 지능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디자인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텔 팻 겔싱거(Pat Gelsinger)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인텔 개발자 포럼에서 양사가 지난 2년 동안 연구해온 인터넷 실험용 버전의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인터넷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늘어나는 트래픽과 음성 및 비디오 전송 수요, 바이러스와 웜의 위협에 더 잘 대처하기 위해 지능적인 네트워크를 덧씌울 계획이다. 이 같은 지능적인 네트워크가 상용화 준비를 마치려면 수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명 ‘플래닛 랩(http://www.planet-lab.org)’이라고 명명된 이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는 인텔뿐 아니라 HP, 구글, 프랑스텔레콤, NEC, AT&T의 연합과 150개 대학 및 일부 업계 컨소시엄들이 참여하고 있다. 겔싱거는 이 프로젝트에 힘을 더하기 위해 인터넷의 공동 창시자 중 한 사람인 빈트 서프(Vint Cerf)와 MCI의 한 중역을 최근 이 사업에 끌어들였다.
겔싱거는 증가일로에 있는 트래픽을 관리하기 위해선 네트워크의 지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텔이 추진하는 방법은 HP 등 컴퓨터 서버 업체들이 기업의 컴퓨팅 수요 처리 능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과 비슷하다. 플래닛 랩은 인터넷 트래픽이 지구 어느 지역에서 늘어날 때마다 네트워크의 여러 부분들이 최고조에 이른 트래픽을 처리해 병목 부분을 우회하도록 스스로 재설정한다.
이 시스템은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공격의 발생지를 신속히 고립화시켜 네트워크의 다른 쪽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할 수 있다. 겔싱거는 인터넷의 새 버전을 구 버전 위에 덧붙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새 네트워크가 구 네트워크를 대체하지 않고 서로 나란히 작동하면서 기존의 개선된 기능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겔싱거 CTO는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 표준화가 이루어지면 현재의 네트워크를 운영 중인 많은 기업들이 플래닛 랩의 가상 컴퓨터 서버 풀의 일부가 되어 트래픽 처리에 신속히 재배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인텔은 플래닛 랩 개발 동맹에 참여할 새로운 파트너를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래닛 랩에 참여하지 않은 주요 업체로는 시스코, IBM, 선,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있다. 인텔은 자사가 플래닛 랩 상업화 및 표준화 노력을 이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미 공영방송 PBS는 인터넷을 통해 고선명 TV 프로그램을 전송하기 위해 그 같은 네트워크의 사용 가능성을 연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