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국내에서 폭리, 외국에서는 헐값에(?)’
14일 국회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강재섭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용 휴대폰 (판매)가격이 수출용 휴대폰 가격보다 거의 2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며 “퀄컴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를 우리 국민에게 폭리를 취해 충당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CDMA가 값비싼 단말기를 담보로 해야만 하는 것인지 정부와 제조사들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강 의원은 “내수용 휴대폰 판매가격은 지난 2001년 28만6000원에서 지난해 34만7000원으로 급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수출용 가격은 20만2000원에서 18만2000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정보통신부에 이 같은 가격 차이에 대해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휴대폰업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연구개발(R&D) 등 투자비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 비교만으로 휴대폰업체를 폭리를 취하는 악덕 업자로 몰아붙였다는 것이다.
국내 휴대폰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시장이다. 메가픽셀 카메라폰 등 최첨단 휴대폰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국내 휴대폰업체들은 경쟁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내수용 휴대폰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다. 치열한 내수 경쟁에서 성공한 제품은 곧바로 해외 수출로 이어진다. 한국 시장은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테스트 마켓인 셈이다.
더욱이 한국 시장은 철저한 하이엔드 시장이다. 소비자가 최첨단 기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최고가제품이 지배한다. 하지만 수출시장은 다르다. 아직도 2세대 저가 모델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오히려 비슷한 성능의 기종이라면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비싼 값에 팔리는 사례가 많다. 결국 국내와 해외 휴대폰의 가격 차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강 의원 측은 이에 대해 “다음 기회에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효율적인 자료를 내놓겠다”고 해명했다.
서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는 강 의원 측의 의도를 액면 그대로 믿는다 해도, 맨 주먹 하나로 일궈낸 ‘수출 일꾼’ 휴대폰업체들을 몰염치한 악덕 업자로 몰아붙이는 것은 심했다.
IT산업부·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