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시장이 고기능·저소비 전력 제품군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가전업계는 공기청정기·에어컨·세탁기 등 백색가전 분야에서 정화 능력을 높이는 대신 소비전력은 크게 낮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산요전기는 지난 달 출시한 공기청정기에 알레르기 원인물질 억제 및 항균 기능을 강화했다. 이번에 내놓은 공기청정기는 물을 전기분해할 때 얻어지는 차아염산소를 활용해 살균작용을 한다. 향후 가습기나 히터 등에도 이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앞서 산요전기는 지난 2001년 출시한 세탁 건조기에 이 기능을 최초로 장착해 인기를 모았다. 이후 일본의 모든 세탁건조기에는 이 기능이 표준으로 장착됐다.
마쓰시타전기는 독자 개발한 특수 필터인 ‘알레르바스터’를 공기청정기 등에 적용하기로 했다. 알레르바스터는 공기 중의 먼지나 꽃가루 등 알레르기 원인 물질 및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활동을 99% 억제하는 효과를 지녔다. 이 필터가 장착된 제품은 현재 6기종인데 연내 9기종으로 확대해 이 부문에서 전년 대비 5배인 1000억엔의 매출을 달성하기로 했다.
샤프는 공기 중에 있는 곰팡이를 죽이는 항균 이온 기능을 갖춘 백색가전의 판매를 확대한다. 지난달 말 이온 방출량을 기존의 2배까지 올린 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올해 말까지 가습기, 청소기 등 ‘항균 이온 시리즈’ 제품군을 700만대 이상 판매하기로 했다.
이 밖에 히타치홈&라이프솔루션은 냉장고 및 에어컨 등의 저소비전력 기술인 ‘PAM’ 기술을 전체 가전 제품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PAM 기술은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 회전수를 필요에 따라 자동제어할 수 있다. 향후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 제품에 이 기술을 장착할 방침이다.
한편 일본 백색가전시장은 전반적인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비록 고부가가치 제품이 표준 제품보다 30% 정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판매에선 월등하다는 게 주요 가전 양판점들의 분석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