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통 시너지 높일 `SK-HP`협력

 SK텔레콤과 HP가 차세대 고부가가치 통신서비스 분야에서 기술협력을 하기로 한 것은 이동통신분야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목되는 사건이라 할 만하다. CDMA 이동통신서비스 대표주자와 세계적 IT플랫폼업체 간의 기술 공조이기 때문이다. 양사가 통신과 IT솔루션 시장에서 구축한 노하우를 상호 공유하게 되면 미래 성장엔진이 될 수 있는 신산업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더불어 이들 기업이 한국 이동통신서비스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결합해 차세대 통신서비스나 디지털 컨버전스 시스템 개발은 물론 공동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설 경우 세계 이동통신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힘도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번 양사의 협력도 기본적으로 신시장 창출을 위한 협력,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

 양사가 기술협력을 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통신인프라, 정보기술, 콘텐츠 등 세 개의 축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공동 대응하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컨버전스 시대에 수요자의 취향과 상황에 맞게 새로운 서비스를 얼마나 많이 편리하고 빠르게 제공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되는 만큼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 개발이 절실한 SK텔레콤으로서는 IT솔루션업체와의 협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또 차세대 통신·멀티미디어 솔루션 사업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HP로서는 통신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통신서비스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음직하다. 물론 이러한 판단에는 신사업 투자에 따르는 기업 위험을 줄이면서 성장과 수익의 기회는 최대한 확대하는 게 최선의 방책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 분명하다.

 SK텔레콤-HP 기술협력에서 주목되는 점은 양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참석하는 정기 연석회의를 갖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CTO가 주도하는 만큼 실질적인 기술 협력이 이뤄지고 성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IT업체 간 전략적 제휴가 많았지만 포괄적인 제휴로 다소 막연했던 점이 많고 상호 기술공여에만 그친 경우도 허다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CTO급이 정기적으로 만나 동향을 점검하고 새 방향을 결정하는 만큼 단순한 기술제휴를 넘어 단말과 플랫폼,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구상하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연구개발에 들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연구 개발에 속도가 붙는 것은 물론 최종 서비스를 고려한 기술개발로 수요자에 맞는 서비스와 단말기 탄생이라는 결과물을 가져올 게 분명하다.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이번 양사의 협력이 경쟁 기업들의 투자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경쟁기업에 뒤지지 않으려는 IT기업의 속성을 고려하면 IT신사업들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없애주어 중소 벤처기업의 투자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특히 지난해 포괄적 협력을 했으나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못내고 있는 삼성전자와 KT의 제휴에도 새로운 협력 방안 도출을 유도하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적으로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면 될수록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업의 투자위험은 줄이면서 시너지효과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SK텔레콤과 HP의 기술협력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