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아래(원자력연구소)에서 갓끈(연구목적실험)을 고쳐 맺더니, 멀리서 바라보던 농부(국제사회)가 오얏(핵무기)을 따려 한 것 아니냐며 멱살잡이를 한다.
우리나라 몇몇 과학자가 20년 전에 학문적 호기심에서 ‘우라늄235 0.2g’을 분리 실험한 사실이 밝혀진 후 한국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이 따갑다. 특히 ‘플루토늄 극미량(수㎎)’을 화학실험을 목적으로 추출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진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재차 내한해 추가 조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1992년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했다. 이는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기술을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매년 전력생산에 쓸 핵연료를 사들였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 이상인 우리나라가 이 같은 경제적 부담을 감내하는 것은 모두 핵확산방지에 대한 의지이며 국제사회로부터도 그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일본 언론들이 ‘한국이 오얏(핵무기)을 따려 했다’며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5일 사설을 통해 ‘(한국 정부의)핵확산 저지 체제 자체에 대한 신뢰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 사설도 ‘IAEA가 한국에 엄정히 대응하지 않으면 북한이나 이란의 핵개발을 조장할 수 있으며 이는 핵확산방지 체제를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세계 3대 원자력 강국이다.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시설을 갖추고 핵연료를 생산하고 있고 2002년 기준으로 일본 내에 5.4톤, 해외에 33.4톤의 플루토늄을 가졌다. 이는 핵무기 1만기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우라늄235 0.2g(한국)과 우라늄 농축·재처리시설 상용(일본)의 차이는 엄청나다. 연구시설과 원료를 감안해 추산한 최대 추출치인 플루토늄 86㎎(한국)과 38.8톤(일본)의 차이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일본 언론들이 인접국인 한국에서 일어났던 실험에 대해서 걱정스런 눈길을 보내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래서 한·일 언론이 함께 나서서 세계 평화를 위해 ‘일본의 원자력 능력’과 ‘달리 사용할 위험이 없는지’를 살펴보자고 제안한다.
경제과학부=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