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광대역통합망(BcN)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3대 컨소시엄과 사업 주관기관인 한국전산원과의 사업수행계약이 다음주로 다가온 가운데 컨소시엄별로 최종 참여업체 확정에 혼선을 빚고 있다.
16일 각 컨소시엄에 따르면 당초 KBS, MBC 등은 ‘유비넷 컨소시엄(주관사 SK텔레콤)’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특정 컨소시엄의 콘텐츠 독점을 막기 위해 지상파 방송사들의 복수 참여를 허용한 정부 방침에 따라 참여를 일단 철회했다. 방송사들은 그러나 타 컨소시엄에의 복수 참여 여부를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장비업체인 LG전자 역시, 아예 3개 컨소시엄에 모두 가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시범사업 규모도 작고 여러 컨소시엄에 복수로 참여하는 것도 어려워 일단 장비 개발에만 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탈락한 ‘케이블BcN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정부의 권유와 달리 3개 컨소시엄에 분산, 참여하지 않고 있어 아예 이번 1차 시범사업에서는 배제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당초 지상파방송사, 하나로텔레콤과 SO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마무리 지으려던 SK텔레콤의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참여사들과의 계약 체결이 늦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옥타브 컨소시엄(주관사 KT)’은 16일 우선 참여업체를 마무리 짓고, 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KT 이외에 삼성전자, KTF, KTH, 욱성전자, 코어세스, 다이렉트미디어, 씨앤에스테크놀러지, 신지소프트, 코아커뮤니케이션즈, 헤리트 등 총 16개사가 참석했다.
‘광개토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는 데이콤 역시, 현재 참여의사를 밝힌 드림시티, BSI, LG-CNS 등과 17일 조인식을 가지면서 일단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당초 지상파 방송사들과 장비업체들이 특정 컨소시엄에만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복수 참여를 허용했으나 되려 참여 업체들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정부가 다양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기준을 내세웠으나 실제 컨소시엄 구성과정에서는 현실화되기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 “1차년도 사업을 제 때 시작하기 위해서는 컨소시엄 완료가 시급해 참여업체수가 다양하지 않더라도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다른 시범사업과 달리 참여업체의 문호를 넓히기 위해 본 계약 이후에도 수행계획 변경 등을 통해 컨소시엄 참여사 변경을 받아줄 계획”이라면서 “비즈니스 관계로 업체들이 이합집산하는 것까지 정부가 관여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해명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