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의 미래 생활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신기술로 전자태그(RFID)가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자세하게 보도되면서 세인의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RFID는 전파식별(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로, 사물을 자동으로 식별하는 기능적인 면에서는 바코드와 유사하지만 바코드와 달리 RFID리더를 통해 거리가 떨어진 장소에서도 복수의 태그를 한번에 읽거나 해독할 수 있다.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 같은 RFID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해 기술 개발과 표준화는 물론 응용 서비스 개발, 법·제도의 정비를 추진해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월마트와 미 국방성에서는 제품생산 때부터 RFID부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미 정부도 자국내로 반입되는 항공 수하물 및 컨테이너에 RFID를 부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타이어에 태그(압력, 온도 센서 내장) 부착을 법제화하여 공기압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게끔 하고 있다. 일본도 RFID 기술을 적용하는 실증 실험을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선진국의 움직임에 발맞춰 관련 기술 개발 외에도 항공 수하물 추적 통제 시스템, 조달청 물품 관리 등에 적용함으로써 보급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생활 곁으로 다가온 RFID 기술은 과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까.
ETRI는 몇년 전부터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RFID/USN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향후 RFID가 센싱 및 통신 기능이 추가되면서 사물간의 센서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로, 다음과 같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단계 ID인식 서비스는 최소의 식별(ID) 기능(코드 정보)만 가진 RFID를 제품에 부착하여 관리하며 네트워크를 통해 제품 정보를 저장한 서버에 연결하여 정보를 조회한다. 유통 분야의 재고 관리에 유용하다. 휴대폰이나 PDA에 리더 기능을 추가하는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있다. 2단계 이력 관리 서비스는 ID 기능에 정보의 읽기/쓰기 기능을 가진 RFID를 물품에 부착하여 이력을 관리한다. 실시간으로 자산의 위치와 상태를 파악하는 자산·식품 유통 관리에도 유용하다. 3단계 환경 정보 센싱 서비스는 정보의 읽기/쓰기 기능에 환경 정보(온도·습도·압력)의 센싱 기능을 가진 센서 태그를 제품에 부착하여 관리한다. 가전 제품을 홈네트워크와 연결한다거나 사람의 신체나 상하기 쉬운 약품에 센싱 기능의 태그를 부착하여 관리하는 의료 분야에 유용하다. 4단계의 태그 간 통신(센서네트워크) 서비스는 통신 기능 센서 태그를 사물(차량·도로·시설·하천·삼림·대기)에 부착, 살포하고 이를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실시간 교통 제어, 기상 관측, 재해 방지 대처 분야에 유용하다. 5단계의 태그 제어 서비스는 자율 컴퓨팅 능력을 가진 태그가 사물에 부착되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이런 RFID/USN 계획은 정보통신부의 ‘IT 839 전략’에 포함되어 BcN·IPV6·임베디드 SW 등과의 융합을 추진하고 있다. RFID/USN은 방송·통신·인터넷이 결합된 BcN의 기반 네트워크 역할을 수행하며 모든 RFID에 거의 무제한의 IPV6 주소가 부여되어 태그끼리 통신이 자유로워진다. 또한 초소형·초절전의 임베디드 SW가 태그에 내장되어 사물의 자율 제어도 가능해진다. RFID 기술은 비용 절감과 프라이버시 보호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으나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의 기반 기술로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되며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민 생활의 향상 및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서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임주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chyim@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