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스팸과 총력전을 준비하는 정부

 정보통신부가 앞으로 석달여 앞으로 다가온 올 연말까지 ‘전년 대비 1인당 스팸 수신량 50% 감소’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총력전에 돌입할 태세다. 올 연초 스팸 메일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래 하반기까지 스팸 감소율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자 법·제도 정비, 공공 및 교육 기관 대상 홍보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소 극단적인 방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 극단적 방안의 하나가 바로 특정 네트워크 경로를 통해 유통되는 스팸 메일 근절을 위한 ‘포트25번 차단’ 계획. 정통부는 아직 논의단계인 이 방안을 조기에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부작용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일부 ISP사업자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통부가 이를 밀어붙이기로 한 것은 스팸 감소를 위해 이제는 어느정도의 극약 처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열린 OECD 스팸 워크숍에서도 해외 전문가들이 인터넷망의 특정 경로를 차단하는 방안에 대해 지지했다”며 “일단 사업자와 협의가 이루어지면 시행까지는 하루 이틀 정도의 시일만 소요될 것”이라며 포트25번 차단 방침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게다가 스팸 전송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현재 정기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수신자 동의없이 휴대폰이나 전자우편을 통해 스팸 메일을 전송하는 자에게 최고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게 정통부 측의 계산.

 그러나 이 같은 스팸 감소 정책에 대해 일각에서는 ‘50% 감소라는 수치를 달성하기 위한 고육책일 뿐’이라는 지적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스팸 차단 솔루션 전문기업의 한 관계자는 “포트 25번과 같은 특정 네트워크 경로 차단 방안의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가 마련한 각종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책 약속을 위해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정통부의 총력전이 이런 우려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디지털문화부·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