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국내 처음으로 양방향 케이블TV 서비스가 가능한 디지털미디어센터(DMC)를 개국하며 케이블방송의 디지털전환을 주도했던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대표 오광성)이 사실상 전환 일정을 내년 이후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씨앰앤의 올해 목표인 디지털케이블방송 가입자 10만명 역시 한 명의 실적도 못내고 물거품이 될 전망이어서 국내 케이블방송의 디지털전환에 타격이 우려된다.
씨앤앰의 한 고위관계자는 20일 “정보통신부가 케이블카드(POD모듈) 분리 장착 의무화를 고수하고 있어, (이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사실상 올해내 디지털케이블TV 상용화가 어렵다”며 “이번달부터 POD모듈과 이에 대응하는 디지털셋톱박스간 정합 작업 등 기본적인 시험이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방향 POD모듈의 경우는 기존 제품을 사용해 내년께 상용서비스가 가능할테지만 양방향방송은 양방향(OOB) POD모듈 상용제품이 내년에야 출시될 예정이어서, 내년초에야 시범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씨앤앰은 그동안 내장형셋톱에 기반해 디지털전환을 실시, 정통부의 케이블카드 분리 장착 의무화에 배치돼왔다. 이 회사는 6월께 내장형셋톱을 가지고 디지털방송 상용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정부의 방침에 밀려, 이제부터 새롭게 분리 장착 기반의 디지털전환에 나서야할 상황이다.
씨앤앰은 올초 ‘2004년 디지털 케이블 전환 10만명, 2005년 누적 전환 30만명’을 내세우고 삼성전자와 디지털셋톱 10만대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특히 씨앤앰은 아날로그방송 가입자 130만명을 가진 ‘빅 3’ 사업자이자 서울지역 최대 MSO여서 이런 공세적인 움직임은 디지털방송 보급에 순풍으로 작용해왔다.
업계 한 전문가는 “그동안 가장 공격적인 디지털방송 전환을 추진하던 씨앤앰이 결국 올해 장사를 포기한 셈”이라며 “다른 MSO들도 아직 상용서비스 등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 본격적인 케이블의 디지털전환 및 보급은 내년 이후로 넘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