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인터넷 광고시장 평가 적정한가

인터넷 광고시장 규모는 매년 30% 수준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경제침체에 따른 오프라인 광고시장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시장은 내년에도 30% 이상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이를 두고 혹자는 인터넷 광고시장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한다. 과연 이러한 평가는 올바른 것인가.

 인터넷 광고시장은 비록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타 매체 점유율과 비교하면 다른 시각을 갖게 한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올초 발표한 지난해 통계치를 보면 6세 이상의 인터넷 사용 국민이 매체에 접촉하는 시간은 TV 15.4시간(50%), 인터넷 12.5시간(41%), 신문 2.8시간(9%)으로 나타난 데 반해 광고비 점유율은 각각 52%(2조3671억원), 6%(2700억원), 42%(1조8900억원)이었다는 ‘기현상’이 제시돼 있다. 이는 인터넷이란 신매체가 대중의 일상을 지배하지만, 실제 투여되는 광고비는 바닥 수준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일례로 여성잡지와 여성포털을 비교해 보자. 올해 3분기 여성지 독자수는 약 100만명이고 여성포털 유저는 500만명이 넘는다. 광고시장 규모는 독자수와 비례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현 상황은 그 상식과 정면 충돌한다. 오프라인 여성지의 광고시장 규모가 약 3000억원인 데 반해 독자수가 5배가 넘는 여성포털의 광고시장 규모는 연간 30억원에 불과하다.

 인터넷 광고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는 보수적인 광고주의 마인드다. 시장이 안정화되려면 광고주가 세상의 변화하는 흐름을 잘 읽고 현명한 시각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인터넷 기업이 문을 닫았지만 유저수는 준 적이 없다. 여성 잡지 독자수가 급속도로 줄어들 때도 여성 포털 독자수는 계속 성장하여 동종의 인쇄 잡지보다 최고 30배 이상의 도달률을 가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여성독자 500만명을 슬기롭게 이용하지 못하고 100만명 독자에게 집착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매우 큰 손실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새 매체가 정착하면서 겪는 과정이긴 하다. TV 시청자 점유율이 지난 53년 라디오를 앞섰지만 광고비 추월은 57년이 돼서야 이루어졌다. 인터넷매체도 이제는 자리를 잡아야 할 시점이다. 대다수 기업이 불황시에는 긴축재정을 하는 데 이때 광고 예산이 고려된다. 가용 예산이 줄어들면 기업은 관습적인 행태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이러한 합리적 소비행태는 인터넷 매체 시장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흔히 광고매체를 분류할 때 인터넷을 제 5매체로 분류하곤 한다. 그러나 인터넷은 제 5매체가 아닌 새로운 영역으로 간주해야 한다. 지금 사회의 양대 축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세계다. 오프라인 세계에도 TV·신문·라디오·잡지 등 4대 매체가 존재하듯 온라인에도 엄연히 4대 매체가 존재한다.

 이런 개념을 토대로 보면 현재 대형포털 위주인 인터넷 광고시장의 모순이 눈에 띈다. 오프라인에서는 4대 매체의 특성과 가치를 각각 인정하고 그에 따른 가격체계가 형성되어 있다. 독자가 각각의 매체를 접촉할 때 보이는 태도에 따라 광고단가가 형성된다.

 인터넷에서는 매체 선택시 이런 정성적인 측면은 간과하고 정량적 측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정량적 측면이 강조된 양의 게임에선 절대적으로 대형포털이 전문포털보다 유리한 영역을 점유하고 이는 시장의 균형있는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현재와 같은 대형포털 위주의 시장은 결국 매체의 다양화와 전문화를 추구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 전문포털의 입지를 어렵게 하고 궁극적으로 독자와 광고주에게 불이익을 안겨 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터넷 매체시장의 안정적이고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적정수준의 인터넷 광고시장 형성’과 ‘광고효과의 적절한 평가 틀 마련’이 절실하다.

◆정현경 여성포털 젝시인러브 대표 sc@mail.x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