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너제이 소재 IBM 알마덴연구소에서 스튜어트 파킨 특별연구원은 미래 칩 제조기술을 타진하고 있다.
그의 연구실 가운데에는 전선이 사방으로 연결된 스테인리스 스틸 더미처럼 보이는 기계가 1대 있다. 이 기계는 상이한 화학물질들을 사용해 칩을 만들 수 있는 고진공 기기다. 500만달러짜리 이 기구는 컴퓨팅을 강력하게 하면서도 전력 소비가 적어 과열되지 않는 신종 칩을 만들려는 그의 노력의 산물이다.
전자의 자기적인 성질을 이용해 원자를 자전시키는 방법으로 미래의 칩을 개발중인 파킨 펠로의 연구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새로운 기법을 찾으려는 수많은 시도 가운데 하나다.
지난 30년 동안 칩은 주로 현미경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작은 트랜지스터들을 실리콘 제라늄에 부식시키는 방법으로 제조돼 왔다. 칩 제조업체들은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여 하나의 칩에 가능한 한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시킴으로써 칩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하지만 일부 연구원들은 이 기술이 전력 소비량을 증가시키고 칩을 과열시키기 때문에 그리고 트랜지스터 소형화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성능 PC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전기 소모량은 100 와트(W)다. 이는 칩 주변 케이스의 온도를 화씨 150도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컴퓨터 업체들은 PC 내부를 냉각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왔다. 통상적으로 과열과 관련해 컴퓨터 업체의 목표는 PC 내부 온도를 화씨 100도 정도로 유지시키는 것이다.
일부 칩 업체들은 앞으로 10년 동안 과열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노하우를 쌓았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산업협회 (SIA)는 미 연방 정부를 상대로 미래의 칩 연구에 필요한 자금을 증액해 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 이 협회는 칩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예를 들어 나노전자연구소라든가 미국 칩업체, 대학, 연방정부의 공동연구소의 설립을 제안해놓고 있다.
IBM 존 켈리 (John Kelly) 수석 부사장은 오는 2020년까지 혁신적인 칩 기술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강변했다. 이는 현재로서는 먼 장래의 일처럼 보이지만 연구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길지 않은 시간이다.
IBM은 파킨 펠로의 기기 뿐만 아니라 자가 조립식 분자 트랜지스터나 탄소 나노튜브처럼 다양한 칩제조 대안을 연구중이다.
인텔 파올로 가기니 연구펠로는 현재와 다른 소재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구조도 완전히 새로운 미래의 칩을 개발하는 과정이 갑작스러운 단절적인 변화라기보다 순리적인 발전 과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