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각종 위원회를 구성해 국가경제 현안을 주도면밀하게 진단하고 장기적인 정책방향과 문제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제는 구체적인 실행프로그램으로 고사 직전의 4000여 IT벤처를 구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IT대선공약에서 과거의 무분별한 IT벤처 거품을 제거한 후에 확실하게 옥석을 가려 건실한 IT벤처를 강력하고 신속하게 재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많은 전문가는 국민의 정부 당시 조성된 IT벤처 붐으로 부작용이 컸지만 이를 통해 국민에게 기업가 정신과 도전 의식을 고취하고 미래 국가성장을 위한 잠재력을 발전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참여정부가 기술혁신형 기업육성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중소기업 자금지원 확대 등의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제는 참여정부가 적극 나서 어렵게 생존하고 있는 IT벤처를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
IT벤처 사장 대부분이 이제는 문을 닫고 싶다고 한다. 어렵게 투자해 양성한 우수 IT인력이 일본, 미국, 캐나다 등의 선진국으로 떠나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내수부진과 투자기피에 의한 경제악화, 그리고 IT산업의 성장둔화에 따른 IT벤처의 경영위축과 경영부실이 심각해지고 있으며 기업합병과 기업 부도도 증가하고 있다.
IT벤처가 몰락하고 IT산업이 침체하게 된 원인은 다양하다. 먼저 IT벤처 스스로의 능력이다. 기술력이 없는 벤처기업인과 벤처캐피털의 무분별한 투자와 무능한 정부정책에 기인하고 있다. 또한 IT관련 대기업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자사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엄청난 시장 비용을 IT벤처에 손쉽게 전이함으로써 약자인 IT벤처는 몰락할 수밖에 없었다. 국민의 정부 벤처육성책 운영도 전문성이 부족했다. 예컨대 IT벤처에 연구개발의 정책자금을 지원하면서 대응자금을 요구함으로써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력이 부족한 IT벤처의 자금운영에 어려움이 더해졌다. 아울러 우리나라 공공부문은 선진국에 비해 체계적인 엔지니어링 접근방법이 부족해 IT벤처가 제공하는 솔루션과 서비스를 신뢰하지 못하고 대기업 또는 선진국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 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건실한 IT벤처를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먹거리는 IT며, 그 주역이 IT벤처라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현재 국가경제 성장과 수출에 가장 크게 공헌하는 게 바로 IT다.
참여정부에선 경제활성화를 위해 생명과학, 지방균형발전, 수도이전, IT839전략기술개발 마스터플랜 등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정책을 펴고 있으나, 직접적으로 IT벤처를 구하는 정책은 불분명하고 미약하다.
지방 균형발전과 수도이전도 급하지만 익사 직전의 IT벤처를 구하기 위한 참여정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 이유는 IT벤처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고급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신규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된다.
이미 국민의 정부가 기초기술, 기반기술, 응용기술, 산업기술 등에 막대한 정부정책자금을 투자했기 때문에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큰 분야로 다시 한번 선택과 집중의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부가 IT벤처를 구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또 공공부문 IT벤처의 참여지분을 60% 이상으로 하는 일정 쿼터제로 유효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1∼2% 수준의 저금리로 장기적인 정책자금지원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IT고급인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일정비율의 인건비보상제도 필요하다.
또한 IT벤처의 지적재산권을 강력하게 보호하고 무단복제 및 불법사용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IT벤처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제값 지불하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IT벤처는 최첨단 산업으로 고급인력의 신규고용창출 효과가 높으며, 고부가가치 산업이고,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에 적합하다. 앞으로의 고용 없는 경제성장의 타개책이 바로 IT벤처임을 인식하고, 이에 대해 참여정부가 적극적인 관심과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남용 숭실대 교수 nylee@computing.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