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솔루션 시장에서 토종업체와 외산업체가 격돌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프라웨어·리코시스·네오엠텔 등 토종 무선인터넷솔루션업체들은 각각 스웨덴의 텔레카, 일본의 HI, 미국 매크로미디어 등과 왑브라우저·3차원(3D)그래픽엔진·벡터그래픽솔루션 시장을 놓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에 들어갔다.
이 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기술력을 키워온 토종업체들이 글로벌시장 개척에 나서는 시점과 맞물려 있는 상황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국내 시장의 주도권 장악 여부가 해외시장 진출을 가름할 것이란 점에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시장 현황=왑브라우저에선 인프라웨어가 최근 SK텔레콤의 사실상 표준으로 결정되며 국내 시장 평정에 한발 다가섰다. 3D그래픽엔진분야에서 리코시스는 앞서 시장 진출한 HI를 상대로 올해 하반기부터 역전극을 노린다. 벡터그래픽솔루션은 네오엠텔이 먼저 국내 시장을 진출한 가운데, 미국 매크로미디어가 최근 모바일용 플래시플레이어를 내놓으며 도전장을 던졌다.
◇왑브라우저, 인프라웨어 시장 평정 ‘초읽기’=인프라웨어(대표 강관희)는 국내시장에서 LG텔레콤과 SK텔레콤에 왑브라우저를 공급하며 세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엔 인프라웨어와 스웨덴 텔레카의 왑브라우저를 복수로 사용하던 SK텔레콤이 인프라웨어 솔루션만을 쓰기로 해 시장 장악에 성공했다. 자체 브라우저를 쓰는 KTF도 인프라웨어와 제공을 위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경쟁업체인 스웨덴 텔레카코리아의 황도연 지사장은 “올 연말쯤이면 텔레카의 브라우저를 탑재한 신규 휴대폰 출시가 끊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민철 인프라웨어 이사는 “내년 상반기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며 첫 타깃은 중국과 일본 시장”이라고 말했다. 곽 이사는 “국내 휴대폰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왑브라우저 시장은 미국 오픈웨이브를 비롯해 일본 액세스, 스웨덴 텔레카가 주도하며 인프라웨어는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도전한다.
◇3D그래픽엔진, 리코시스 ‘역전에 산다’=리코시스(대표 이창근)는 최근 SK텔레콤과 3D엔진 솔루션을 공급키로 합의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리코시스의 3D엔진인 ‘M3D’를 탑재한 휴대폰이 출시될 전망이다. 국내서는 일본 HI가 지난해부터 SK텔레콤에 3D엔진을 공급해왔다. SK텔레콤 측은 “ARM7칩이 들어간 휴대폰에는 HI의 엔진을 탑재해왔으나 ARM9칩이 내장된 LG전자의 SD330 휴대폰부터 리코시스와 HI를 동시에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코시스는 국내 시장 안착과 동시에 해외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리코시스는 지난달 중국 차이나유니콤에 3D엔진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일본 2위 이동통신사업자인 KDDI, 미국의 버라이존 등과도 공급 협상을 진행중이다.
◇벡터그래픽솔루션, 네오엠텔 ‘시장 지키기’=네오엠텔(대표 김윤수)은 모바일 벡터그래픽 솔루션인 벡터이미지솔루션(VIS)을 지난해 8월 SK텔레콤, 12월 LGT에 공급하며 한 발 앞서가고 있다. 올해 내 KTF에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에 세계적 플래시솔루션업체인 매크로미디어가 올해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도전하는 형국이다. 매크로미디어코리아는 올해 벨웨이브와 수출용 휴대폰에 자사 제품인 ‘플래시라이트’ 공급 계약을 맺으며 국내 안착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어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는 물론 국내 이동통신사업자와 제품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 네오엠텔을 긴장시키고 있다.
네오엠텔은 국내 시장 수성은 물론, 아예 전선을 전세계로 확장시킨다는 방침이다. 네오엠텔 측은 “지난해에는 차이나모바일과 태국 허치슨에 공급하는 등 중국과 한국, 동남아에서는 네오엠텔의 VIS가 선점에 성공했다”며 “이미 VIS2.0버전을 개발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인터넷 국내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국내 격돌이 해외 시장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들과 해외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내 휴대폰 제조사, 이동통신사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호철·문보경기자@전자신문, hcsung·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