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선인터넷표준플랫폼 위피(WIPI)의 다음 메이저 버전인 3.0 규격 제정이 늦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위피 2.0버전이 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KWISF)의 표준으로 채택됐으나,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3.0 규격 제정은 물론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위치기반서비스·은행 관련 서비스 등 차별화된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나 이 부분을 하드웨어단에서 통일화해야 할 표준플랫폼 위피의 차세대 규격 제정은 늦춰지고 있다.
표준화위원회는 기본 플랫폼 기능만을 규격에 넣었던 위피 2.0버전을 완료한 후 위피에 서비스 기능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체계를 논의중이어서 위피 3.0버전에 대한 논의는 연말까지 힘들 전망이다.
LG텔레콤의 노세용 상무는 “위피 3.0에 들어갈 수 있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이나 3차원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신규 서비스에 맞는 규격은 각 서비스의 표준이 결정된 이후에나 표준화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위피 개발업체들은 “위피가 무선인터넷 표준플랫폼이지만 표준안에 들어가 있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면서 “이동통신사가 표준이 확장되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며 위피 3.0버전이 늦춰지는 이유를 짚어줬다.
표준화위원회는 전자통신연구원(ETRI)·SK텔레콤·KTF·LG텔레콤·삼성전자·LG전자·전파연구소·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 8개 업체·기관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위피 제정에 결정권을 행사한다. 위피 규격의 세부사항은 개발업체 등이 모여 워킹그룹에서 제안하지만 결정권은 표준화위원회에 있다.
KWISF 표준화위원회의 김선자 팀장(ETRI)은 “시장상황을 고려해 천천히 제정하자는 의견이 표준화위원회에서 제기되고 있다”면서 “메이저 버전의 업그레이드는 큰 기능의 변화가 있을 때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기능까지 버전 2.5 수준에서 추가할 것인지 로드맵을 그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표준화위원회에 참가하는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은 “무선인터넷플랫폼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면서도 “위피 개발사가 표준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위피 2.0이 개발·완료된 이후에나 3.0 버전 표준화를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