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이드게임업계가 ‘싱글 로케이션(일반 업소용 게임기) 폐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일명 ‘문방구 게임기’라 불리는 싱글로케이션은 정식 허가를 받아 설립된 게임장업소 외에 문방구나 일반 가게 앞에 설치된 소형 게임기를 말한다. 싱글로케이션은 지난 2002년 문화관광부의 ‘게임제공업소에서 제외하는 영업소의 범위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전국적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싱글로케이션은 불법과 편법으로 어린이용 게임시장을 장악해가면서 아케이드게임 시장 존립을 위협하는 요인으로까지 부상하게 됐다. 이에따라 아케이드게임 업계는 관련단체를 중심으로 당국에 관련고시의 폐지를 요구하기로 했다.
◇불법·편법 영업이 문제=아케이드게임업계는 싱글로케이션이 학교 반경 200미터 안의 정화구역안에서도 자유롭게 영업을 하면서 게임장의 주 수요자인 어린이 층을 독식하고 있다며 문제를 삼고 나섰다. 심지어 일부 싱글로케이션은 학교 반경 50미터 안의 절대 정화구역안에서도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 반대로 현행법상 게임제공업소는 아무리 청소녕입장가 게임장이라도 학교 정화구역안에서는 영업이 불가능하다. 문제는 고시로 규정된 선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고시는 싱글로케이션내 게임이 ‘전체이용가’로 제한되고 설치대수도 2대 이하로 못박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15세’ ‘18세’ 게임이 제공되는가 하면 출처도 불분명한 프로그램들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게임기도 많게는 10대까지 설치돼 게임장에 버금가는 규모의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케이드업계 강력 반발=문화부는 최근 아케이드게임 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등 중장기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관련업계는 그러나 정부지원책이 나오더라도 시장에서 싱글로케이션에 대한 명확한 정리 없이는 무용지물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따라 아케이드게임 업계는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를 통해 당국에 싱글로케이션 제도의 폐지를 정식 요구하기로 했다. 고시 폐지 등으로 싱글로케이션을 게임제공업소 범위로 흡수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김민석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 회장은 “싱글로케이션이 당초 게임산업의 발전, 시장 확대를 위해 도입됐다고는 하지만 실제는 아케이드게임 시장 기반을 허물어뜨리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도입취지와 정반대로 가고 있는데 이를 정리하지 않고는 게임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 게임제공업소 대표도 “고시 폐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싱글로케이션과 게임장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구체 방안으로 싱글로케이션을 학교 정화구역 밖으로 모두 이전시키거나, 그 반대로 청소년입장가 게임장 만이라도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법의 탄력적 적용을 제안했다.
한편 싱글로케이션 관련 고시가 공표 당시 산업자원부와 협의 아래 이뤄진 만큼 문화부와 산자부간의 부처간 조율도 필요한 상태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