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이 향후 디지털 세계에서 미국을 제치고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9월 20일자로 ‘브로드밴드의 별천지(Broadband Wonderland)’라는 기사에서 “미국 가정의 브로드밴드 보급률은 20% 수준으로 75%에 달하는 한국에 비하면 한참 뒤처졌다”며 “프랑스가 와인에 관해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장래의 디지털 세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가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IT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IT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체질개선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첨단기술의 발전과 함께 IT기술뿐 아니라, 산업 영역과 일상생활이 융합되면서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디지털 컨버전스’시대를 맞아 새로운 패러다임인 ‘u비즈니스 환경’이 탄생했다. u비즈니스 환경의 도래는 주로 PC 등을 통한 가상의 인터넷 공간에서 벗어나 TV, 휴대전화, PDA 등 다양한 정보화 기기를 통해 실제 생활환경 속에서 정보를 자유자재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 주요국들은 21세기에도 계속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원동력을 ‘유비쿼터스 컴퓨팅’에서 찾고 유비쿼터스 기반의 비즈니스 환경, 즉 ‘u비즈니스’를 미래의 국가 IT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은 MIT 등 유명 대학과 MS, 선 등 민간기업이 동참해 관련기술 개발 및 표준 수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은 유럽연합(EU) 주도하에 u비즈니스를 추진, 2001년부터 16개의 유비쿼터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EU차원의 국가 경쟁력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도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기반의 국가 IT전략을 수립하는 등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소니, NTT 등 가전·통신업체를 중심으로 유비쿼터스 오픈 플랫폼 구현을 위한 통일규격을 개발하고 있다.
u비즈니스는 이미 우리의 일상 생활, 예를 들어 홈네트워크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로 구현되고 있다. 그 변화의 범위와 속도도 갈수록 빠르고 넓게 확산되고 있다. u비즈니스 환경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우리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성공적인 u비즈니스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정부는 차세대 국가 정보화 추진 과정에서 u비즈니스 비전과 전략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중재 및 조정 기능을 가진 강력한 추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관련 정책과 법 제도를 정비하고, 시범사업과 초기사업에 적극 투자해 u비즈니스 활성화를 주도해 가야 한다. 학계는 u비즈니스 확산을 위한 토양을 제공하고, 보다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방향성 제시를 통해 기술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아울러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하는 인재 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은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고 관련 시장 및 기술을 선점해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IT서비스 업체는 다양한 기기 및 통신망 내에서의 통합 및 업무 조율 능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유비쿼터스 환경의 전국적 구축과 교육, 의료, 행정, 국방 등 국가와 사회의 중추 시스템 접목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u코리아’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u비즈니스의 구체적인 실행을 위한 ‘IT 839’ 전략을 기반으로 IT산업 전반에 걸친 선순환 발전 구도를 이끌어내 국민소득 2만달러를 조기에 달성하는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부의 비전과 전략에 따라 산업계와 학계 모두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새롭게 창출될 수 있는 비즈니스를 빠르게 이해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것이 매우 절실하다.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다가오는 u비즈니스 세상을 그려내 세계 최고 수준의 IT경쟁력을 확보하기를 기대해 본다.
◆ 정병철 LG CNS 대표이사 사장 bcjung@lgc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