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 산업의 꽃, 영업!’
SI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영업이란 고객과의 접점에서 준비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아 수익을 내기 위한 대외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당연히 영업맨의 이미지는 회사를 대표한다. 그런데 굳이 SI의 영업을 ‘꽃’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마도 ‘SI가 수주산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수주산업에서의 영업은 자동차 세일즈와 같이 범용성 있는 완제품을 가지고 고객에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고객에게 고객이 요구하는 사양을 가장 잘 만족시켜줄 수 있는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럼 SI 산업에서 제품 혹은 서비스를 잘 팔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고객을 잘 알아야 한다. 고객에게 무엇을 사도록 제안한다는 것은 내가 고객의 입장에서도 구미가 당기는 것이어야 하고 그러려면 지피지기가 필요하다. 그야말로 콕 찍어서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어야 한다. 그래서 SI 영업맨에게도 전공이 있다. SI영업의 전공이라는 것은 결국 산업 분야에 대한 고객경험을 말하는 것이다. 다년간에 걸쳐 차곡차곡 쌓아온 업무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일을 같이 고민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 바로 고객 중심의 사고가 필요하다.
둘째, 주변의 리소스를 활용해 고객에게 신뢰를 제공해야 한다. 개인의 출중한 퍼스널러티에 의해 고객이 신뢰를 느낄 수도 있겠지만 동등한 제품과 조건 하에 영업활동을 펼치는 자동차 세일즈맨보다는 효과가 약할 것이다.
SI 영업맨들의 입장에서 고객에게 주는 가장 큰 신뢰는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브랜드·성공사례 정도가 될 것이다. 바로 이런 것들이 더해져야 신뢰 있는 영업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SI에서 잘나가는 영업맨은 절대로 혼자서 될 수 없다. 뒤를 받쳐주는 기술맨·지원맨들과 환상의 조를 이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셋째, 수주를 향한 열정과 승부근성을 가져야 한다. 큰 돈을 주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명쾌하게 계약을 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고객은 의사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검증을 반복하게 되며 따라서 시간은 지연되고 관련된 영업 정보는 점점 경쟁사의 영업맨에게 확산되게 마련이다. 결국 경쟁환경은 더욱 치열해지고 수주를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을 필요로 하게 된다.이 때 영업맨을 지탱해 주는 것이 오기와 열정이다. 영업맨은 태생이 남들보다 한발 더 수주를 향한 열정의 선단에 있어야 한다.
넷째, 끈기와 집중력이다. SI는 수주영업의 특성상 세일즈 사이클이 매우 길다. 짧게는 6개월에서부터 길게는 2∼3년 걸리는 것도 있다. 불행히도 대부분 회사는 단기성과 중심으로 비중을 두기에 이러한 긴 수주기간은 영업맨을 곤혹스럽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려면 결국 뿌려둔 씨앗이 많아야 하고 또 부지런히 씨앗을 뿌리는 일을 현재에도 지속해야 한다. 잠재고객을 끈기 있게 발굴해 나가고 궁극적으로 고객을 내 편을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프로가 되어야 한다. 프로는 자기의 직업을 통해 더 나은 생계를 꾸려 나가는 사람이다. 프로는 자신의 일을 즐길 줄 알아야 하고 자신감이 있어야 하며, 실패를 통하여 성공을 만들어 내기 위한 오기와 집념이 있어야 한다. 프로의 세계에서 2위는 항상 1위를 위해서 존재하는 희생양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한 프로는 항상 1위를 꿈꾼다. 그래야만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고 2위와 많은 차이가 나는 1위로서 부를 움켜쥘 수가 있으며, 또한 명예를 가질 수가 있다. 특히 수주사업에서 2위는 꼴찌만도 못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은 IT를 구현하는 어떤 기술보다도 탁월한 기술이다. 영업맨은 때론 고객의 감성을 흔들고 이성을 자극하여 계약을 이끌어내는 전문가다. 이러한 전문가들을 향해 우리는 ‘영업대표’ 또는 ‘영업 프로’라고 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지 못한 재능을 발휘하는 그들에게 진심으로 경외감을 표현해야 할 것이다.
◆ 이종욱 CJ시스템즈 상무 jwl09@cj.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