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디지털방송 연내 서비스 `물거품`

국내 케이블방송의 디지털전환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올해 상용서비스 실시가 힘들어질 전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씨앤앰커뮤니케이션, CJ케이블넷, KDMC(태광계열 포함), BSI, 큐릭스 등 주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들이 속속 상용서비스 시기를 연기하면서 한군데도 올해내 상용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케이블방송은 내년에야 디지털방송 서비스를 일반 가입자에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디지털 케이블 방송 표준인 오픈케이블은 전세계 최초 구축 사례”라며 “처음이라서 검토·고려하거나 풀어야할 문제들이 예상보다 많아 모든 MSO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2월 상용화를 목표로 삼았던 CJ케이블넷(대표 이관훈)은 내년 1월로 상용화 시점을 연기했다. 당초 9월 시험서비스, 10월 시범서비스 예정이었으나 이도 각각 10월과 11월로 한달씩 늦췄다. CJ케이블넷의 관계자는 “상용서비스를 하려면 정통부로부터 시설변경허가와 준공검사, 방송위원회로부터 요금 승인을 받아야한다”며 “현재 일정대로라면 빨라야 내년 1월 상용화가 가능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범서비스를 실시하며 디지털전환에서 한발 앞서간 큐릭스(대표 원재연)는 상용화 시점을 내년 1분기로 잠정 연기했다. 큐릭스는 애초 케이블카드(스마트카드+POD모듈) 분리 장착하지 않은 셋톱으로 시범서비스를 실시했으나 정통부가 케이블카드 분리 장착을 의무화하면서 이에 따르기 위해 올해내 상용서비스 실시를 사실상 포기했다. 큐릭스의 관계자는 “본래 10월이나 11월 상용화를 목표로 했으나 이제 내년 1분기를 가능 시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KDMC·대표 박성덕)는 내년 2분기에나 상용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이를 위해 내년 1분기에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KDMC 관계자는 “구축을 위한 장비·솔루션의 정합 등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다”며 “아직 KDMC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중이며 당초 1분기였던 상용서비스 목표를 2분기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최대 MSO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대표 오광성)은 올 4월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며 7월∼8월께 상용서비스를 목표로 했지만 케이블카드 분리 장착 문제 등에 부딪치며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씨앤앰의 관계자는 “씨앰앰의 양방향방식인 OOB(Out Of Band)방식의 경우 아직 시장에 출시된 POD모듈조차 없다”며 “연내 상용화는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DMC사업자인 브로드밴드솔루션즈(BSI·대표 김종욱)는 내년 1월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BSI는 당초 10월에 양방향방송이 가능한 디지털방송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BSI는 올 12월까지 양방향방송(ITV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년부터 SO들에게 디지털방송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오픈케이블방식으로 디지털전환을 하다보니 디지털셋톱부터 각종 장비간 정합까지 해결해야할 사항이 많다”며 “정부가 시설변경허가, 준공검사 등에서 도움을 줘야 그나마 내년초 상용서비스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