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 놓고 극단적 대치 국면

지상파TV 재송신 허용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선 위성DMB 준비사업자인 티유미디어와 전국언론노조를 비롯한 방송계 노조 협의체가 각각 ‘사업 전면 중단’과 ‘방송 파업’을 선언, 극단적인 대치로 치달았다.

티유미디어는 지상파TV 재송신 불허시 금융권 차입과 추가 증자가 사실상 어려워 부도 가능성도 있다며, 사업을 전면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4일 밝혔다. 전국언론노조와 전국방송노조협의회·지역방송협의회도 이날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지상파TV 재송신을 허용할 경우 방송위원 전면 퇴진과 함께 방송계 총파업으로 맞설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방송위원회는 5일 전체회의에서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 허용 여부에 대해 논의할 논의할 예정이며, 결정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티유미디어, ‘사업 전면 중단’=티유미디어는 자본금이 총 1370억원으로 올해안에 방송센터 설립과 지상중계기(갭필러) 설치 등을 위해 2271억원의 투자를 예상했다. 확보한 자금은 자본금 외에 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250억원이다. 올해안으로 기 투자 대금 지급을 위해 하나은행과 산업은행으로부터 각 300억원을 차입할 예정이며, 사업허가 이후 상용 서비스를 위해 1400억원을 추가 증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티유미디어는 지상파TV 재송신 불허시 사업성의 불투명으로 인해 기 차입금 상환 가능성이 없어 금융권의 대출금 회수 추진이 예상돼 추가 차입이 불가능하고 기존 주주들도 유상증자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대 주주인 SK텔레콤만의 단독 증자도 지분제한(33%)으로 인해 길이 막혀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단말기 제조업체, 부품 제조업체, 소프트웨어 업체, 갭필러 제조업체 등 위성DMB 관련 장비업체 등이 그동안 수백억원에 걸친 개발비 및 상용화에 대비해 구입한 부품이 무용지물이 돼 향후 수익성 악화 및 일부 업체의 부도도 예상된다.

◇방송계, ‘방송 총파업’ 불사=전국언론노조와 지역방송협의회는 4일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방송위가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을 허용한다면 방송위원의 퇴진과 함께 방송계 총파업을 불사하는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통신재벌 SK텔레콤의 요구대로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이 허용된다면 방송권역의 파괴로 인한 지역방송의 고사는 물론, 방송 공공성의 심각한 위기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위성DMB사업 영업의 수도권 제한’이나 ‘방송사업자간 자율계약에 따라 이뤄지는 지상파TV 재송신 허용’ 등의 조건부 지상파TV 재송신 허용안은 사실상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을 편법으로 전면 허용하려는 시도와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