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온라인게임 전문업체 웹젠이 초대규 차기작 ‘SUN’ 프로젝트로 갈 길이 바쁜가운데 예상치 못한 해외 악재들이 잇달아 겹치며 시련을 겪고 있다.
웹젠(대표 김남주)은 지난 7월까지 대만에서 온라인게임 ‘뮤’의 서비스를 담당해온 현지 기업 인스리아로 부터 수사당국에 고발을 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인스리아 측은 최악의 경우 ‘뮤’ 서비스가 중단되고, 현지법인 웹젠타이완이 대만에서 철수해야할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웹젠측을 압박하고 있다. 아직 양측의 공방이 완전히 가려지지는 않았지만 이같은 사건이 돌출되면서 웹젠은 국내외 기업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웹젠은 또 최근 잇따라 나스닥 사장을 추진중인 중국 협력사 더나인닷컴과 이회사의 지주회사격인 홍콩기업 게임나우와도 삐걱음을 내고 있다. 특히 웹젠을 통해 성장한 이들 기업이 나스닥 상장을 통해 고수익이 기대되는데도 수익배분 과정에서는 웹젠을 배제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모적 논쟁 휘말려= 우선 대만 문제의 경우 웹젠은 인스리아 측이 문제삼고 있는 ‘해킹주장’에 대해 업무이관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치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인스리아가 당초 2년간의 계약이 끝나고 서비스 연장을 희망했지만, 웹젠이 웹젠타이완 설립을 통해 독자 서비스에 나서자 앙심을 갖고 과잉대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접한 업계 전문가들은 사안이 이 지경까지 악화되도록 방치한 웹젠의 매끄럽지 못한 대응으로 도리어 논쟁에 휘말리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꼬집고 있다.
한 게임업체 대표는 “이유야 어찌됐든 이번 일로 대만 게임업계의 반한 감정이 더욱 고조되게 됐다”며 “웹젠은 물론 중화권 진출을 노리고 있는 한국의 온라인게임업체들의 입지가 좁아들 수 밖에 없어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스리아는 4일 웹젠의 반박에 대한 재반박 성명을 발표하는 등 공세수위를 높이고 나와 양측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상장이익 보상 추가 협상 필요= 중국의 더나인닷컴은 ‘뮤’를 통해 회사가치를 2배 가까이 키워왔다는데 대해 한중 게임업계에서는 이견이 없다. 물론 합작사인 나인웹젠이 나스닥에 상장된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뮤’를 통해 회사 규모를 키워온 나인닷컴이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는 상황이 달라진다. 웹젠은 기업 성장에 도움을 주고, 정작 상장이익에선 비껴서 있어야하는 객관자로 바뀌는 것이다.
웹젠의 고위관계자는 “더나인닷컴이나 게임나우가 웹젠과는 무관하게 나스닥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문제될 것은 없다”며 애써 태연함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더나인닷컴과 게임나우에 웹젠과 무관한 자산을 정확히 계량해낼 장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중국 현지의 한 한국 게임업체 대표는 “더 늦기 전에 더나인닷컴이나 게임나우의 상장에 따른 이익을 흡수할 수 있는 협상을 요구해야한다”며 “눈뜨고 이익을 놓친다면, 한국 기업들에게 또 다른 선례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