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리차즈 인텔 중역은 오레곤주 포틀랜드 자택에 있을 때면 5마일 정도 떨어진 사무실로부터 광대역 인터넷 접속신호를 받아 인터넷에 들어간다.
자택과 사무실 두 지점을 연결하는 유선은 전혀 없다. 하지만 그는 사무실 빌딩 옥상 안테나에 무선으로 접속해 광대역 신호를 받는다. 사무실 옥상 안테나는 그의 집 밖에 설치된 조그만 평면 패널 옥외 수신기로 광대역 신호를 보낸다.
리차즈 중역은 2년 내 이 같은 미래가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때가 되면 사람들이 인터넷 접속을 위해 집이나 사무실 또는 와이파이(WiFi) 핫스팟이 있는 인근 카페로 달려갈 필요가 없다. 인터넷은 공원 벤치에 앉아서도 고속으로 접속할 수 있고 거리 한 모퉁이에 서서 PDA로 음악이나 대용량 비디오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리차즈 중역이 그리는 이 같은 미래는 ‘와이맥스(WiMax)’라고 불리는 무선 기술이 얼마나 빨리 발전하느냐에 달려 있다. 와이맥스는 기존의 와이파이에 비해 최대 30마일의 광대역 인터넷망을 구축할 수 있는 무선 통신 기술이다.
특히 와이맥스는 인터넷 접속을 더욱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값비싼 도로 굴착 및 배선 공사를 하지 않아도 인터넷 고객을 늘릴 기회를 제공한다.
와이맥스를 앞당기는 첨병은 지난해 인텔이 발족한 ‘와이맥스 포럼’. 무선 광대역 전송 기술 개발을 위해 IEEE 표준을 사용하려는 통신업체들의 단체인 와이맥스 포럼의 멤버는 인텔, 시스코 시스템스, 노텔 네트웍스, 알카텔, 후지쯔, SBC, AT&T, 도이치텔레컴, 브리티시 텔레컴, 프랑스 텔레컴과 같은 통신 대기업 등 150여 업체들로 구성돼 있다.
와이맥스는 본질적으로 802.16이라는 기술 표준을 따르고 있다. 802.16의 최초 버전은 이미 IEEE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이로써 관련 업체들은 내년에 와이맥스 수신기를 생산,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수신기를 사용하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수마일 떨어진 서비스 제공회사 중계탑으로부터 무선 광대역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여기서 한단계 더 발전하는 와이맥스 2단계는 내년부터 시작된다. 와이맥스 2단계가 시작되면 와이맥스 중계탑 범위에 들어가면 어디에서든 노트북PC로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인텔은 이미 노트북 PC 칩셋인 센트리노에 와이맥스를 포함시킬 계획을 밝혔다.
와이맥스 지지자들은 이 신기술이 현재의 무선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보다 더 넓은 대역폭을 더 멀리까지 보낸다는 점과 장비 표준화와 함께 관련 비용 절감 효과를 강조한다.
와이맥스의 성패 여부는 앞으로 어떤 제품과 서비스가 개발 출시되느냐에 좌우될 전망이다. 론 레스닉 인텔 광대역 무선 사업부 마케팅 이사 겸 와이맥스 포럼 회장은 와이맥스가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인프라가 전혀 갖춰지지 않은 신흥 시장에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