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행된 지 3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진보적인 성향의 페미니즘 잡지를 볼 기회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낡은 이 잡지 표지의 선동적인 광고문구를 보면서 침체돼 있는 우리 정보기술(IT) 업계와 연관지어봤다.
최근 들어 우울증에 빠져 있는 이 업계를 이 광고문안대로라면 활성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바로 그 광고 문구는 ‘웃자! 뒤집자! 놀자!’다. ‘뒤집자!’라는 글자는 인쇄마저 뒤집혀 있었다. 이후에 안 사실이지만 이 광고 문구는 여권 신장의 대변매체이고자 했던 그 잡지가 내세우는 슬로건이자 발행모토였다.
이 도발적인 여권선언이 매우 참신하게 느껴졌고 더 나아가 ‘웃자! 뒤집자! 놀자!’라는이 슬로건을 불황으로 시달리는 우리 기업현장에 적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셈이다. 언제부턴가 장기 불황이라는 말은 우리 주변에서 일상화된 보통명사가 돼 버린 듯하다. 그래서인지 누군가에게 맘 놓고 ‘웃어보자’라는 말을 하기조차 쉽지 않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찡그리는 것보다야 웃는 것이 좋다면 이유 달지 말고 그냥 웃으면 되지 않겠는가. 좋다는 것해서 손해 볼 것 없을 테니까….
‘뒤집자!’도 그렇다. 조직에 어떤 변화를 시도해 보려고 하면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는 직원들이 꼭 나타난다. 기업은 때론 돌다리도 두드려 봐야 하지만 때로는 ‘한번 뒤집어보자!’는 배짱도 필요한 것이고 지금이 바로 그 때가 아닌가 싶다.
마음에 가장 드는 구호는 ‘놀자!’다. 유사이래, 특히 자본주의 이래로 ‘일과 놀이’는 늘 충돌하는 개념이었다. 일할 땐 일하고, 놀 땐 놀자는 말에도 ‘일은 힘든 것’이란 생각이 반영돼 있지 않은가. 일과 놀이는 이렇듯 상호 모순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왕이면 즐겁게 일해보자’는 태도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
놀듯이 일하고 일하듯이 노는 그런 신바람 나는 직장이 많아 지면 질수록 우리는 ‘장기불황’이라는 필요 없는 보통명사를 멀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보열 엑스웨이코리아 마케팅 팀장 t-suite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