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정보화촉진기금의 성과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1위다. 올 6월 말 현재 전체 가구의 79%(1162만 가구)가 초고속 인터넷에 가입했고, 만 6세 이상 국민의 68%(3067만명)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휴대전화 보급률 역시 78.8%(3624만명)로 미국과 일본을 앞질렀다.

 IT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실질 GDP 증가의 30% 이상을 차지해 우리 경제의 회복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IT기기 및 부품의 경우 2003년 생산액 기준 세계 4위에 올라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우리나라의 IT성과를 벤치마킹하고 이상적인 IT 테스트베드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IT한국의 위상 강화는 90년대부터 ‘산업화는 뒤졌지만 정보화에는 앞서가자’라는 범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출발했다. 정부는 다가오는 지식정보화사회에 대응해 국가사회 정보화를 추진했고, 민간 사업자 역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과감히 투자함으로써 가능했다. 또한 우리가 IT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96년 1월 설치된 정보화촉진기금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정보화촉진기금을 재원으로 전국 144개 주요도시를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구축, 읍·면 지역까지 초고속인터넷을 보급하고 세계 최초로 전국 모든 초·중·고등학교를 초고속인터넷으로 연결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정부업무의 정보화를 추진해 전자정부 기반을 완성했다. 그 결과 주민등록등본, 호적등본, 토지대장 발급 등 민원신청을 온라인화하고 4대 사회보험료도 인터넷으로 조회·납부할 수 있게 하는 등 대국민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중소기업 정보화를 위해 IT렌털화 사업 및 맞춤형 솔루션 보급 등을 실시했고 국가적으로 보존 및 이용가치가 높은 과학기술, 교육학술, 문화 등 5대 분야 지식정보자원의 DB도 구축했다.

 또한 정보격차 해소와 정보화 역기능 방지를 위해 불법 스팸메일에 대한 차단SW 보급을 하고 있으며 인터넷 해킹에 대비한 24시간 네트워크 모니터링 및 침해사고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작년 말까지 주부, 농어민, 장애인, 노인 등 2128만명에 대한 정보화교육도 실시했다. 이상의 정보화촉진과 함께 정보화촉진기금을 통해 국내 IT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IT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IT산업의 생산액은 지난 97년의 76조원에서 작년 205조원으로 2.7배 증가했고, 부가가치는 97년의 39조원에서 작년 94조원으로 2.4배 증가했다. 97년에 313억달러에 불과하던 IT산업의 수출은 이동전화단말기, 반도체 등 수출에 힘입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9.7%를 담당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정보화촉진기금은 설치 목적인 국가정보화 사업의 촉진, IT산업 육성, 국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이바지해 왔다.

 그러나, 현재 21세기 글로벌 정보환경과 IT기술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다가올 10년을 지금부터 철저하게 대비하지 않는다면 힘겹게 일궈낸 IT강국의 명성이 한순간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

 이에 정보통신부는 8대 신규 정보통신서비스를 도입·활성화해 통신·방송·인터넷 관련 3대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9개 첨단기기와 단말기·SW·콘텐츠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IT839’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정보화촉진기금은 국가정보화사업 촉진, IT산업 육성 등 많은 성과를 거둔 것과 같이 앞으로도 IT839 전략의 성공적인 추진과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김태현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thkim@iita.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