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대화를 한다?”
처음 양방향 방송 서비스 개시를 준비할 때, 이 서비스를 어떻게 설명하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다 우리는 ‘양방향TV가 꿈꾸는 세상-TV와의 상큼한 대화’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대화가 단절되면 관계마저 소원해지는 것이 통례인데, 인공지능화되어 가는 TV도 분명 사람과 대화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디지털 방송의 꽃’이라 일컬어지는 양방향TV 서비스는 전통적인 일방향TV 서비스와 달리 음향과 영상 중심의 방송신호와 별개로 또는 방송신호와 연동하여 데이터를 보내는 것으로, 시청자가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검색하고 취사선택해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결국 스카이라이프의 양방향TV 서비스는 수동적 시청자 시대의 종말이자 능동적 시청자 시대의 개막이라는 방송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양방향TV 서비스를 상용화한 영국의 ITC(Independent Television Commission)는 양방향TV 서비스를 시청자가 정보를 검색, 선택하고 원할 때 ‘끌어당기는’ 서비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런 꿈의 TV가 이 땅에 실현된 것은 작년 5월 21일의 일이었다. 스카이라이프가 국내 최초의 양방향TV 서비스인 ‘스카이터치’를 선보이며 능동적 시청자 시대의 막을 활짝 열었다. 외국의 여타 위성방송사업자와 마찬가지로 게임·유아교육·날씨·증권 등 정보제공형 위주의 양방향TV 서비스를 우선 제공했고, 이후 통신서비스와의 융합형태인 TV-SMS(문자메시지 서비스) 및 예약 서비스 등을 상용화했으며 올해에는 t커머스, 여론조사와 같은 폴링(polling)서비스, 연동형 서비스 등을 시험 서비스했다. 지난 9월 현재 제공하는 총 서비스는 25종이다.
스카이라이프 양방향TV 서비스인 스카이터치는 케이블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로는 세계 최초로 DVB-MHP방식을 상용화했다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스카이라이프가 상용화한 DVB-MHP방식은 모든 유럽국가와 일본을 제외한 대다수의 아시아 국가들이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양방향TV 기술은 디지털방송의 핵심기술인 수신제한시스템(CAS)·셋톱박스·디지털TV 등과 함께 중요한 기술로 꼽힌다는 측면에서 우리는 이미 양방향TV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게 된 것이며, 특히 DVB-MHP방식은 향후 국가 기술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양방향TV 서비스는 방송법적 근거 규정을 갖지 못해 사업자들에게 어려움을 안겨주었지만, 지난 3월 방송법 개정과 9월 방송법시행령 개정이 완료돼 법적 근거가 마련돼 본격적인 양방향TV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양방향TV 서비스는 새로운 방송시장 창출 및 확산의 기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관계 기관은 시장형성을 위한 육성정책과 소유 및 진입규제 완화정책으로 양방향TV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를 주도해야 할 것이다. 즉 양방향TV 서비스 실현을 위해 규제가 필요한 부분과 정부개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정책적인 지향점이 명확히 설정되어야만 산업은 보다 이른 기간 안에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 없는 상품은 아무리 좋은 것이더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듯이, 새로운 서비스인 양방향TV 서비스의 이용도를 극대화해 가입자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나가기 위해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사업자 스스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박학송 스카이라이프 부사장 craneson@skylif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