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mon Problem’이라는 경제용어가 있다. 겉은 아름다우나 속은 눈물 빠지게 신 레몬을 닮은 중고차에서 따왔다. 엔진이 맛이 간 포르셰가 있고, 3만km를 뛴 것으로 조작된 전국일주 10여번 경력의 택시 등 겉보기로는 알 수 없는 것이 중고차이기 때문이다.
차도 그러한데 감정있는 사람은 더욱 심하다. ‘Lemon Problem’은 사실 결혼 시장이나 취업 시장에서 더 맹위를 떨친다. 한 길 깊이의 오묘함이다. 한 사람의 역사는 쉽게 왜곡된다. 막 연애를 시작하려는 커플도 마찬가지여서 상대편의 정확한 역사를 알고 시작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연애를 시작하면 ‘선수’가 아닌 한, 시간이 흐르는 것에 비례해 상대방의 역사왜곡이 마음에 걸리기 시작한다. 만났던 남자친구의 숫자가 우선 늘어간다. 보통 ‘그건 만난 것도 아니지 뭐. 한달이 대순가’로 시작하는 역사 바로잡기의 단초다. 더 심한 왜곡도 있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우선 내 자신이 역사왜곡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수와 공자에게도 많고 작은 거짓말(혹은 선의의 거짓말)과 아전인수격인 ‘위로의 금언’이 있었다. 그래서 적절한 역사왜곡은 사람에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반드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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