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월드사이버게임즈2004`

국제 게임올림픽 ‘월드사이버게임즈(WCG)2004’가 6일 저녁(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빅 오디토리엄 플라자에서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등 63개국 700여명의 선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Beyond the Game (게임 그 이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날 개막식은 WCG2004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가빈 뉴섬 샌프란시스코시장을 비롯 현지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 및 주요 IT업체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윤종용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21세기는 문화콘텐츠가 경쟁력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며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인 WCG가 게임을 통해 전세계 젊은이들이 언어·문화·인종의 장벽을 넘어 하나가 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샌프란시스코 시청앞에서 진행된 식전 행사에서는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 5개 대륙 대표 무용단이 WCG2004에 참가하는 세계 각국의 문화 다양성과 화합을 상징하는 공연이 펼쳐졌다. 한국이 창설한 국제 게임대회가 미국에서 열리는 것도 처음이다. 오는 10일까지 5일간의 열전 레이스가 펼쳐질 행사장 주변의 첫날 표정을 전한다.

 ○…WCG 사상 최초로 도입된 호스트시티 개념의 첫 영예를 안은 샌프란시스코 시는 박빙의 승부로 치닿고 있는 미 대선열기를 압도할 만큼의 게임열기를 내뿜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악단들이 한껏 흥을 돋우고, 자원봉사자들이 다수 참여해 단순 게임행사가 아닌 시 전체의 문화 행사로 만들어낸 것도 주효했다. 개막식에는 식전·식후로 나눠 한국을 포함한 5개국 민속무용단이 참석해 각 국의 고유 문화를 뽐내기도 했다. 또 행사장으로 통하는 주요도로는 물론 각종 관공서와 주요 관광지에도 하나같이 대회 엠블럼과 함께 삼성 브랜드가 내걸려 국가 홍보는 물론 글로벌 삼성의 입지를 전파하는데도 큰 몫을 했다는 후문.

 ○…중국·몽고·말레이시아·이란 선수단들이 비자 문제로 입국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선수단은 공항 입국 심사에서 문제가 생겨 결국 선수 1명만이 입국해 대회를 치루게 됐다. 또 삼성전자 소속 무용단 중 일부도 입국을 거부 당하는 등 보안이 강화된 미국 입국 심사 통과에 어려움을 겪는 참석자들이 많았다. 주최측은 일부 입국에 문제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1년 가까이 진행해온 시 정부와 주최측의 노력으로 큰 불상사 없이 행사를 치르게 됐다고 안도하는 분위기.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호텔들의 파업으로 샌프란시스코 시장이 행사에 1시간 밖에 참석하지 못했다. 가빈 뉴섬 시장은 호텔 노조들과의 협상 문제로 당초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공식 오프닝 행사에는 가까스로 짬을 내 참가했다. 하지만 사전에 가정불화로 식장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공인 답지 못한 행동으로 각국 관계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개막식 직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미국과 유럽 기자들이 해당 나라에서 인기 있는 콘솔게임이 공식 경기종목에 2개 밖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삼성전자 북미 지사 피터 위폴드 부사장은 “WCG가 한국에서 시작됐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는 PC게임이 인기가 있어 PC게임이 주 종목일수 밖에 없었다”며 “머지 않아 콘솔 게임도 WCG에서 결전을 치룰수 있을 것”고 해명했다. 또 내년 WCG 개최지를 놓고 경합을 벌였던 독일 등 유럽지역 기자들이 싱가포르로 WCG2005 개최지가 결정된 배경을 주최측에 캐묻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조장은기자@전자신문, je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