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뉴미디어 서비스인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사업을 둘러싼 논쟁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어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기술 세계에서 우리가 힘을 합쳐 신성장동력 육성에 적극 나서도 쉽지 않은 일인데 현실은 그 반대여서 착잡한 심정이다. 방송위원회가 위성DMB사업의 지상파TV 재송신을 불허키로 방침을 정하자 이 사업을 추진해온 사업자와 부품관련 중소기업들은 이 조치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방송위원회가 내년 2∼3월로 예상되는 지상파DMB 허가추천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해 여지를 남겨 놓았지만 허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위성DMB 사업을 추진해온 티유미디어 측은 “매우 실망스런 결정”이라며 “여러모로 논의해 이른 시일 안에 대처방안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티유미디어 측 관계자는 “위성DMB 사업 철수와 서비스 연기 등도 포함해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전면 중단과 서비스 연기 등을 포함한 모든 경우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이 같은 일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 그동안 기업들이 투입해온 자금과 기술력 등은 헛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위성DMB 사업은 우리가 세계 최초로 지난 7월부터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하지만 방송법 시행령이 지난달 공포된데다 이번에 재송신까지 불허기로 방침을 정해 어떤 형태든 서비스 차질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위성DMB 사업을 추진중인 사업자와 관련 기업들이 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혀 앞으로 이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위성DMB 사업은 위성을 통해 이동중에도 휴대형 단말기로 다채널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방송과 통신 융합의 대표적인 서비스 중 하나로 휴대인터넷 사업과 함께 새로운 부가가치가 기대되는 산업이다. 그동안 사업자와 방송사 간 지상파TV 재송신 여부를 놓고 입장이 팽팽히 맞서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위가 이번에 명확한 입장을 밝혀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방송위가 쟁점사항을 뒤로 미룬다고 해서 해결될 성질의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양측의 논쟁만 뜨겁게 만들 것이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기업들은 IT산업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걸고, 투자와 연구를 집중했던 위성DMB 사업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어떤 사업이든지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특히 정부가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적극 나서는 마당에 이런 사태가 빚어진 것은 국가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문제의 해법을 우선 산업적인 측면에서 구해야 한다고 본다. 어떻게 해야 위성DMB사업이 활성화할 수 있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느냐가 고려 대상이 돼야 한다. 새로운 서비스와 단말기, 부품 산업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기준이 돼야 한다. 이해 당사자들의 다툼이 국가경쟁력을 넘어 설 수 없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다음으로 방송사나 이통사가 아닌 시청자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최선인지를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해 당사자의 입장이 아닌 시청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한다. 이해 당사자의 다툼으로 인해 뉴미디어 기술 개발과 서비스 확대에 차질을 가져와서는 안 된다. 하루 빨리 내부 전열을 가다듬어 위성DMB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이 가능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