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제작비 가운데 광고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온라인게임업계의 부익부 빈익빈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본지가 입수한 한 대형 게임업체 경영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해 1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온라인게임에 대해 지출한 광고마케팅비용은 총 제작비의 40%인 40억원에 달했다. 지출내역을 보면 클로즈 베타서비스가 시작된 지난해 4분기에 4억원을 광고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한데 이어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8억원씩을 집행했다. 또 오픈 베타서비스에 나선 올 3분기에는 무려 20억원의 광고마케팅비를 썼다.
이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대형 게임업체의 경우라 하더라도 2∼3년전에는 총 제작비의 10%가 광고마케팅비의 적정선이었지만, 최근에는 30∼40%가 보통”이라고 말했다. 시장 경쟁을 유지해나기기 위해서는 과다한 광고마케팅비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치열한 광고마케팅전 심화가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 게임업체의 여려움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는 12월 새로 개발한 온라인게임 런칭을 앞두고 있는 한 벤처기업 대표는 “워낙 많은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어 광고마케팅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절박한 지경이지만 개발비 부담이 워낙 커 광고비 책정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형업체들이 물량공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발비보다는 광고마케팅비 확보에 더 힘을 쏟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하소연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대형 업체들은 무작적 광고마케팅 비용을 늘리기 보다는 게임의 완성도와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아울러 마이너 게임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벤처게임업체의 광고마케팅비용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