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줄달음 성장 반도체 경기 `정점?`

 지난 2년간 숨가쁜 성장가도를 달려온 반도체 시장이 정점에 달해 앞으로 내리막길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경기를 예견할 수 있는 선행지표 중 하나인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올 4분기부터 감소하고, 설비투자 역시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시장조사기관 보고서와 파운드리 업체들의 실적분석 결과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는 것.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세계 반도체 설비 투자가 올해까지는 성장세를 보이지만 내년에는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설비투자는 380억달러로, 228억달러를 기록한 지난해에 비해 66% 성장이 예상되지만 2005년에는 0.6% 가량 줄어들며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04년이 반도체 장비 투자 시장의 최정점 시기로 기록될 것이라고 가트너는 전망했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인 클라우스 린넨은 “2005년에는 반도체 시장의 감소가 예상되고 2006년에 다시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가트너는 내년 설비투자가 23.1% 감소하고, 2007년에는 다시 10.7% 성장해 321억달러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2008년에는 478억달러까지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세계 1위의 파운드리 제조업체 TSMC의 9월 실적과 이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TSMC의 9월 매출은 6억8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상승했지만 전달인 8월(6억9000만달러)에 비해선 소폭 줄어 감소세에 들어섰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같은 실적을 기반으로 TSMC의 4분기 매출이 소폭 감소할 것이며, 반도체 사이클이 정점을 찍어 하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2분기 또는 3분기 동안 매출과 순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TSMC CEO 모리스장은 이같은 전망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다. TSMC에 이어 파운드리 시장 2위 업체인 UMC는 9월 매출이 전월 대비 3.4% 증가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이것이 마지막 성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