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생체인식기술 활성화

IT기술의 발전과 함께 우리의 생활 패턴은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제는 집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주식거래나 은행업무는 물론 어떤 물건이든 다 살 수가 있다. 민원처리, 세금납부 등 과거에는 반드시 관공서에 가야만 했던 일들도 언제 어디서든 척척 처리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이다. ATM, 출입통제기, 디지털도어로크 등 첨단기기들은 과거 반드시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던 분야를 점차로 무인화해 시간과 경비를 크게 절약해 주고 있다. 한마디로 참 편한 세상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편리함 뒤에는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거래와 행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 당사자에 대한 신분확인이다. 만일 거래 당사자의 신분이 쉽게 도용되거나 노출된다면 이에 대한 부작용은 아마 이런 거래를 중단시킬 정도의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까지의 신분 확인 방법은 ID와 비밀번호가 주를 이루지만 이는 망각하기도 쉽고 노출위험이 높아, 인터넷을 이용한 주식이나 은행거래 등에 공인인증서의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공인인증서 역시 비밀번호를 통해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완벽한 수단은 될 수 없다. 스마트카드도 분실과 도용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생체인식이다. 생체인식이란 지문, 홍채, 얼굴, 장문, 정맥 등 인간이 보유하고 있는 저마다 다른 신체적 특징을 이용해 자신을 증명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앞서 얘기한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스마트카드 등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일시에 해결할 수 있어서 미래의 신분인증방법의 주를 이루리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이미 모 은행에서는 비밀번호와 함께 지문을 사용하는 방법이 채택됐고, 출입문에 생체인식기기를 설치해서 출입 및 근태관리를 시행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여권 등 출입국 관리에도 생체인식기술이 접목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또 PC나 데이터 보안에 있어 지문을 이용해 접근을 통제하는 회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체인식 기술이 우리의 생활 속에 편리성과 함께 보편적인 기술로 자리잡으려면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 중 첫째는 생체인식기술도 완벽한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직까지 기술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100% 인식하는 것은 현재로선 쉽지 않다. 또 홍채의 경우 인식률은 높지만 사용상 어려운 점이 있고, 가격이 비싸다. 얼굴이나 다른 생체인식기술도 아직은 100% 인식이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기존의 신분확인 방법과 병행해 사용하거나 여러 생체정보를 이용한다면 이런 문제는 거의 해결할 수가 있다.

 둘째는 생체인식 사용에 대해 일부 국민이 가지고 있는 거부감이다. 과거에는 지문을 범죄자를 색출하는 데 이용하는 등 사회 정서상 부정적인 용처에 사용했다는 사실과 자신의 생체정보가 노출될 경우 프라이버시 침해 등 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생체정보의 이용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생체인식 기술이 우리 일상 생활을 매우 편리하고 안전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또 생체정보도 특별한 정보라기보다는 이름이나 비밀번호, 주소, 전화번호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의 일부라는 인식을 가진다면 이에 대한 특별한 경계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생체정보는 타인이 알거나 도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정보에 비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정부나 생체인식 산업계에선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생체인식기술을 이용해 우리 생활을 더욱 더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 기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제 생체인식기술은 미래의 막연한 기술이 아닌 우리가 반드시 사용해야 할 구체적인 기술로 다가오고 있다.

 <배영훈 니트젠 사장 yhbae@nitg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