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데니는 친구에게 만들어 줄 컴퓨터 부품을 쇼핑하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미식축구팀인 오클랜드 레이더스의 전날 경기를 잊을 수 없었다. 바로 그 때 맹렬히 뛰어가는 라인배커처럼 데니의 머리에 영감이 떠올랐다.
그는 “나는 그 때 친구에게 ‘레이더스 헬맷처럼 보이는 컴퓨터 케이스를 만들면 돈주고 살래?’라고 물었는데 친구는 ‘그럼 당연하지’라고 대답했다”고 회상했다.
마이클 데니는 현재 프로 미식축구팀이나 대학 미식축구팀의 로고가 새겨진 미식축구 헬맷 안에 쏙 들어가는 데스크톱 컴퓨터를 개발해 ‘헬맷PC’라는 상표로 지난 8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터치다운 인더스트리스’의 최고경영자(CEO)다.
맞춤형 PC인 헬맷PC는 윈도 데스크탑 PC의 일반적인 기능을 모두 구비하고 있으며 가격은 프로세서, 메모리, DVD 드라이브와 같은 하드웨어의 사양에 따라 700달러∼1500 달러다.
이 PC가 다른 PC와 다른 점은 검은색의 컴퓨터 케이스. 데니 사장은 미식 축구 헬맷 제조 최대 업체인 리델 스포츠 그룹이 생산하는 실제 미식축구 헬맷 내부에 쏙 들어가는 소형 흑색 케이스를 설계했으며 그에 대한 특허도 따냈다. 헬맷 PC의 DVD와 CD 드라이브는 미식축구 헬맷 안에 선수의 눈과 귀가 위치하는 곳에서 튀어나오며 USB 포트들은 얼굴 마스크를 통해 접속된다.
데니 사장은 헬맷 PC에 맞는 부품으로 노트북용 CD와 DVD 드라이브를 사용했다. 하지만 헬맷 PC 제조의 결정적인 기회가 된 것은 대만의 비아 테크놀로지스가 헬맷에도 맞는 소형 메인보드를 출시했을 때였다.
하지만 팀 바자린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터지스 사장 겸 기술 분석가는 헬맷 PC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았으나 독특하게 디자인된 참신한 컴퓨터를 만드는 업체들이 이 회사 말고도 여러 업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PC 업체들도 자줏빛과 녹색 컴퓨터를 만들어 봤지만 스타일과 디자인 면에서 애플 컴퓨터를 따라가진 못했다”며 “디자인이 참신한 컴퓨터들은 틈새시장 그 이상의 소비자를 끌어들이지 못했으며 참신한 디자인의 성공에는 항상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데니 사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로고를 컴퓨터를 통해 자랑하고 싶은 미식축구광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제이 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