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메시지 갔니?
B:어? 무슨 메시지? 안왔는데….
며칠 전 한 인터넷 포털업체가 무료로 제공하는 메신저서비스가 불통되자 이용자들이 전화를 걸어 나눈 대화내용이다.
비록 하루였지만 많은 사람이 여러 번의 메신저 로그인 시도 끝에 전화를 붙잡았다. 안부를 묻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메신저의 소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예전 같으면 전화나 편지가 담당하던 것을 어느새 메신저가 그런 역할까지 도맡아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일선 업무 부서에서도 메신저 불통으로 인한 불편함은 대단했다. 아침마다 메신저를 통해 회의를 하던 부서의 업무리듬이 깨졌음은 말할 것도 없고 종일 대체 수단을 찾기에 바쁜 하루를 보냈다.
어느새 우리 생활에 인터넷 메신저가 전화보다 더 간편한 통신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친지 간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업무에 이르기까지 메신저가 유용한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초 일어난 1·25 대란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마비를 나라 전체의 시간이 멎는 것과 맞먹는 것으로 비약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인터넷은 이미 생활속으로 들어온지 오래다.
모 인터넷 포털 업체 사장이 “조만간 인터넷은 생활이 될 것”이라고 외칠 때 많은 사람이 콧방귀를 뀌던 게 불과 몇년 전이다. 그런데 인터넷이라는 매체는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었고 이젠 없어서는 안될 의사소통 수단이 됐다.
인터넷 메신저 하나가 이럴진데 어느날 갑자기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이나 컴퓨터, 게임기, TV 등이 없어진다고 가정하면 끔찍할 노릇이다.
최근 개봉된 아이로봇 같은 영화는 재미와는 별도로 컴퓨터나 기계를 통해 편리함과 돈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좋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인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절대 복종하도록 프로그래밍해놓은 로봇들이 핵전쟁을 막기 위해 욕심의 근원인 인간을 해쳐야 한다는 논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과학부·주문정차장@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