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환자의 의료정보가 내장된 컴퓨터칩인 ‘베리칩(VeriChip)’의 판매를 13일 승인했다.
플로리다에 있는 어플라이드 디지털 솔루젼(ADS)사가 개발한 이 컴퓨터칩은 쌀알만한 크기로 주사기를 이용해 20분이면 피부 속에 감쪽같이 설치할 수 있으며 스캐너를 갖다대면 칩 속에 수록된 정보가 스크린에 나타난다.
ADS는 이 칩에 환자의 이름, 혈액형, 앓고 있는 질환, 치료내용 등 상세한 내용을 기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베리칩을 이식한 환자가 사고로 의식을 잃거나 의료진에게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의사가 이 스캐너만 환자에 갖다대면 필요한 모든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베리칩은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이 없어졌을 때 추적하는 등 이미 여러 가지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으나 의료 목적 용도로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DS는 베리칩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전국 약 200개의 외상치료 센터에 베리칩에 내장된 환자의 정보를 판독하는 데 필요한 스캐너(대당 650달러)를 무료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인체 내 컴퓨터칩의 이식으로 인해 환자의 비밀스런 의료정보가 외부에 노출됨으로써 사생활과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