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PC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PDA폰에 대한 보조금 정책이 재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지난 4월 2.7인치 이상 PDA폰 단말기에 한해 판매가격의 25% 범위내에서 보조금 지급을 허용하는 정부 정책이 오히려 국내 PDA폰 산업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싸이버뱅크 등 국내 제조사들이 2.4인치 LCD를 채택한 제품 개발에 들어갔으나, 현행 보조금 정책하에서는 휴대폰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투자확대 및 서비스 도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PDA폰의 소형화 추세 등 기술발전 속도를 반영하고 국내 PDA폰 생산기반 확대를 위해 2.7인치 LCD 크기를 기준으로 구분한 보조금 정책을 휴대폰 단말기의 시장 왜곡을 초래하지 않는 선에서 조정돼야 한다고 업계는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동욱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내년 PDA폰 시장은 현행 2.8인치에서 2.4인치로 주력제품이 전환될 것”이라며 “하지만 70∼80만원대 제품이라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휴대폰 보조금 정책과의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우선 보조금 허용범위를 2.7∼2.4인치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실제로 보조금 지급 적용여부에 따라 PDA폰 판매실적이 양분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싸이버뱅크가 지난 5월 KT·KTF용으로 출시한 PDA폰(모델명 포즈-301)은 보조금 혜택에 힘입어 매달 1만대, 지난 9월말 현재 약 5만대가 판매됐다. 지난 9월 KT·KTF를 통해 2.8인치 LCD 크기의 PDA폰(모델명 RW-6100)를 공급하기 시작한 HP도 출시 한 달만에 3만여대를 납품했다.
이에 비해 LG전자가 SK텔레콤용으로 개발한 PDA폰(SC-7000)은 SK텔레콤이 보조금 지급 정책을 실시하지 않는데 영향을 받아 판매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PDA폰에 대한 보조금 지급정책 재검토는 국내 PDA폰 산업 활성화를 앞당겨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시장영향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관련업계는 강조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포스트PC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PDA폰에 대한 보조금을 LCD 크기를 기준으로 금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난 2003년 보조금 금지 정책의 영향으로 산업기반이 무너진 국내 중소 벤처 PDA 업체 육성을 위해서라도 정책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2.7인치 이하 제품이 출시된 이후 3개월 동안의 시장상황을 반영해 PDA폰에 대한 보조금 정책변경 여부를 결정하라는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정책 재조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자원낭비 방지, 환경문제 등 정부의 보조금 금지정책의 취지에 벗어나지 않은 범위내에서 정책변경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지난달 2.4인치 PDA폰(M-500)를 출시했기 때문에 앞으로 2개월 동안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에 대한 영향 등 종합적인 분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