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윈 제이콥스 퀄컴 CEO

 “‘플로(FLO)’를 확산시키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면 하겠습니다. 전략적으로 수익이 보장된다면 투자도 해 볼 생각입니다.”

 ‘CDMA 사업자 회의(operators summit)’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주 방한한 어윈 제이콥스 퀄컴 회장(70·CEO)은 “이제 포럼을 만들고 기술표준을 소개하는 단계이며 한국시장 전략도 확정하지 않았다”라면서도 이 같은 의욕을 내비쳤다.

 CDMA 원천기술업체인 퀄컴의 최근 관심사는 방송이다. 새 휴대방송 기술 플로를 소개하며 바람몰이에 나섰다. 제이콥스 회장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사업자 고위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난 자리에서 플로의 설명에 열중했다.

 “노키아의 DVB-H 보다는 경쟁력이 있습니다. 축적한 대용량 데이터 전송, 저전력 소모 기술 등을 휴대방송 구현에 접목시켰습니다. 방송망(UHF·VHF)뿐만 아니라 기존 이동전화망(EVDO)에서 멀티캐스팅을 구현하는 기술(플래티넘·골드)을 내년 상반기에 상용화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방송망을 활용하는 데 제동이 걸린 점. 필요한 UHF·VHF 대역 주파수가 전세계적으로 여력이 없다. 더욱이 우리는 지상파DMB라는 표준이 있다.

 그는 “우선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기술 표준화를 추진하면서 지역별 상황을 봐서 현지 사업자와 협력해 (주파수 요청과 당국의 허가)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제이콥스 회장은 우리 정부가 추진중인 연구개발(R&D)센터 설립에 대해 “1x EVDO,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고려중이나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LG텔레콤이 준비중인1x EVDV서비스에 대해 “최근 스프린트가 EVDV에서 EVDO로 바꿨다”면서 “EVDO에 인터넷전화(VoIP) 기술을 접목해 EVDV처럼 패킷(데이터)과 서킷(음성)이 동시에 전송되는 기술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피(WIPI) 확산으로 인한 브루의 퇴출 우려에 대해 그는 “브루는 여전히 세계시장에서 성장중이며 곧 WCDMA 버전도 나올 예정”이라면서 “한국에는 아직도 많은 브루 사용자와 개발자가 있다”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CDMA 칩 공급 부족 해결 방안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여러 반도체업체와 생산협력을 협의중이나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칠순의 나이에도 노익장을 자랑하는 제이콥스 회장은 “후계구도나 은퇴를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라면서 “때가 되면 이사회가 훈련된 인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