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MP3폰 문제의 완전 해결을 목표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및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와의 물밑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음악계의 또다른 축인 한국대중음악비상대책협의회(비대협)와 지난달 큰 틀에서 합의를 이끌어낸후 가속도가 붙은 것이다.
그러나 양측의 협상은 최근 핵심사안에 이견을 보이면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오는 23일 예정된 ‘2004 뮤직온 콘서트’에서 전체 음악계와 함께 대규모 선포식을 하겠다는 LG텔레콤의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알려진 협상 쟁점은 ‘음악 무료 다운로드 이벤트’ 기간이다. 지난달 LG텔레콤은 비대협 측과 ‘음악산업발전기금’을 조성하는 대신 일정 기간 동안 자사 MP3폰 사용자들이 일부 합법 음악사이트에서 무료로 음악을 내려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데에 합의한 바 있다. LG텔레콤으로서는 무료 음악을 제공해 가입자를 유치하고 비대협 측은 발전기금에서 음원 이용료를 보전받으며 소비자들을 합법 사이트로 유도하는 윈윈 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합의는 음악산업 발전보다는 LG텔레콤의 마케팅 전략과 몇몇 음악계의 이익창출에만 비중을 뒀다는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가 어느정도 가미돼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협상에 나선 음악저작권협회측은 무료 다운로드 기간을 최소화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음악저작권협회 관계자는 “다른 조건에는 동의하지만 음악의 무료 다운로드는 유료화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 동안만 허용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LG텔레콤이 이런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KTF의 MP3폰이 이미 무료 음악 재생이 가능한데다 LG텔레콤 역시 무료 다운로드 기간을 충분히 확보해야만 가입자 유치에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입자 유치 효과가 없다면 LG텔레콤으로서는 기금을 조성하면서까지 음악계와 합의를 볼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LG텔레콤의 유연한 대응 가능성도 배제할수는 없다. 비대협측과 합의후 ‘정당한 음원만을 사용하자’는 공식 슬로건을 내건 LG텔레콤에게 ‘뮤직온 콘서트’ 현장에서 ‘음악계와 대타협 선포’가 갖는 상징성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