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데이터방송 활성화에 부쳐

 TV로 상품을 구매하고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양방향 TV전자상거래(t커머스) 시대가 내년부터 활짝 열릴 것이라고 한다. 인터넷의 양방향적 기능이 결합된 멀티미디어형 정보 서비스인 데이터방송을 통해 제공되는 t커머스 시대가 본격화할 경우 정보접촉의 기회 확대 등으로 사회 전반과 일상에 엄청난 변화가 일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인터넷이나 휴대폰을 통해서나 가능했던 상품 검색·뱅킹·주식거래를 안방에 앉아 간단하게 리모컨 조작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는 등 생활이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파급 효과가 커 콘텐츠 관련 국내 신산업의 활성화와 경쟁력을 제고하는 좋은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위원회는 최근 올 12월 중에 홈쇼핑 전문 데이터방송채널사용사업자(DP)를 선정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데이터방송 종합정책방안(초안)을 내놓았다. 방송위의 정책 방안은 양방향 데이터방송의 활성화와 함께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디지털TV 방송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정책적인 뒷받침이라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관련 법령과 정책의 미비로 지연되어 온 양방향 t커머스가 활성화될 경우 이는 곧바로 전 매체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방송은 텔레비전 전파를 수신할 수 있는 모든 시스템에서 무료로 다양한 정보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양방향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어 인터넷으로도 쉽게 접속할 수 있어 방송 수요적 측면에서도 잠재력이 크다. 지상파방송을 비롯한 케이블TV·위성방송 등이 데이터방송사업에 눈독을 들여왔지만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엄청난 투자를 감행해야 하는 리스크 때문에 디지털 방송시스템 전환을 주저했던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위의 t커머스 허용으로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양방향 데이터방송이 활성화되면 t커머스가 가능해져 수익 창출의 길이 새롭게 열리기 때문이다.

 삼성연구소는 t커머스가 활성화될 경우 내년 530억원 규모의 양방향TV 광고 시장이 5년 후에는 1조4000억원으로 급속 팽창하고 이와 관련된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방송이 2015년까지 10년간 방송산업·하드웨어·t커머스 등 분야에서 182조원의 생산효과와 부가가치 66조원·신규 고용 48만명을 창출한다고 하니 경제적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하는 초안이지만 방송위의 결정은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IT경기를 진작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본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 정책들이 기업의 투자를 막는 각종 규제를 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맞아 이들 영역을 쾌도난마식으로 정리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TV 전송방식과 관련한 지루한 소모전에서 배웠듯이 정책 결정 지연은 결국 경쟁력 약화만 초래하게 된다. 일본에 선수를 빼앗긴 DMB의 경우가 적당한 사례라고 본다. 방송위가 처리할 중차대하고 화급한 사안이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DMB서비스 정책 조율과 신규 통신서비스의 정리 등도 그 중 하나다. 모두가 하나 같이 얽힌 실타래처럼 풀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외국과의 기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정책 결정의 지연은 또 하나의 규제일 수 있다. 국가산업 경쟁력이 손실되는 일이 없도록 현안에 대한 방송위원회의 발 빠른 정책 판단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