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많은 부분에서 비교되곤 한다. 기업문화 스타일이나 사람들의 특성, 심지어 구조조정까지도 얘깃거리가 된다.
최근 들어서는 두 회사의 휴대폰 사업이 부상하면서 과거의 구조조정이 화제로 등장했다. 두 회사는 사업부문의 구조조정을 하면서 많은 사업을 정리했다. 이른바 수익이 나지 않으면 과감히 정리한다는 게 구조조정의 요체다.
하지만 두 회사는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게 카메라와 반도체다. 고심 끝에 LG는 정리하는 쪽을 선택했고 삼성은 유지했다. 반도체 역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정부가 개입했다고는 하나 결과적으론 마찬가지다. 최근 컨버전스시대로 접어들면서 두 회사의 휴대폰 경쟁력을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카메라와 반도체가 경쟁력의 요체라는 것이다. 카메라와 반도체가 휴대폰 속으로 들어가면서 관련 사업부문을 정리한 쪽과 유지하고 있는 쪽의 차이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LG는 카메라 관련 기술을 습득하고 인력을 확보하는 데 엄청난 공을 들였다. LG가 200만화소폰, 300만화소폰을 다른 회사에 비해 앞서거나 대등하게 내놓은 이면에는 곱절의 노력을 투입해야 했다.
반면 삼성은 한결 여유롭다. 비록 일본 업체에 비해 카메라기술이 뒤져 있다고는 하나 응용기술에 있어서는 일본을 이미 능가했다. 500만화소폰의 개발이 이를 증명한다. 일본은 아직도 300만화소폰 수준에 머물러 있다. 디지털카메라시장의 주류는 500만화소다. 500만화소 카메라 주류시장에 500만화소의 카메라폰을 내놓은 것이다. 반도체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은 이미 다른 회사에 비해 반도체 기술에서 앞서 있다. 듀얼밴드듀얼모드(DBDM) 원칩 개발을 통해 퀄컴과의 협상력도 어느 정도 갖췄다는 평가다.
일종의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나 할까. 굳이 중국 전국시대 모사꾼인 소진(蘇秦)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이 같은 사례는 첨단 컨버전스시대의 기업에도 무수히 많다. 최근들어 기업들이 경기 탓을 들어 또다시 구조조정의 칼을 휘두를 태세다. 수익성이 핵심 잣대다. 인력 조정을 수반하는 구조조정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당장 눈앞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못 낼 것처럼 보이는 것에서도 비전을 찾는 혜안이 필요한 때다. 구조조정이 만능은 아니다.
IT산업부·박승정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