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교육부가 추구하는 e러닝

우선 지난 13일자 천세영 교수의 기고문 ‘EBS수능과외 e러닝 표준?’은 EBS 수능강의를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

 이 글에서 천 교수는 e러닝이 기반을 두고 있는 지식공간의 핵심적인 특성을 유비쿼터스 공간과 디지털코드로 정의하고, EBS 수능강의가 과연 e러닝인가 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리고 EBS 수능강의는 디지털코드에 맞춘 e러닝체제가 아니라 IT기술을 이용해 사이버공간에 건설된 또 하나의 독점적이고 억압적인 교육체제일 뿐이라고 혹독한 비판을 가했다.

 먼저 이 글에서 제대로 된 e러닝의 잣대로 제시한 ‘유비쿼터스 공간과 디지털코드’가 다수의 e러닝 전문가의 동의를 얻은 개념인지 묻고 싶다. 이 글의 앞에서 분명히 e러닝은 아직 확립되지 않은 개념이라고 전제해 놓고, 뒤에서는 아직 확립되지 않은 개념으로 EBS 수능강의가 진정한 e러닝인지 판단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

 e러닝이 대상이나 내용에 따라 다양한 모델로 운용될 수 있다는 것은 교육공학 교과서 몇 페이지만 넘겨보거나, 지난 봄 교육부가 개최한 e러닝박람회를 둘러보았다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사정이 그렇다면 천 교수가 주장한 것처럼 네이버 지식인만 진정한 e러닝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EBS 수능강의가 미래포럼 필자가 제안하는 e러닝 표준에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EBS 수능강의정책 자체를 매도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음이 자명하다.

 EBS 수능강의는 e러닝의 전부도 전무도 아닌 극히 한 유형(一部)일 뿐이다. 지금까지 교육인적자원부는 EBS 수능강의를 e러닝의 ‘표준’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나아가 최고의 ‘e러닝 표준’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 국무조정실 평가에서 EBS 수능강의가 성공사례로 뽑힌 것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교육부의 적극적인 대처 노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지, ‘e러닝 표준’을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EBS 수능강의가 e러닝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뜻밖에 얻은 결실이기도 하지만, 이는 e러닝의 서막을 여는 첫걸음에 불과하다. 다양한 e러닝의 모델이 지난 9월 시·도교육청을 중심으로 시작된 사이버가정학습체제, 중앙교수학습센터 개편 등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시·도교육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이버가정학습은 교육청이 자율성을 가지고 지역 특색에 맞는 e러닝의 모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중이다. 참고로, EBS 수능강의 사이트에도 이미 ‘EBSi 공감’이라는 코너를 통해 일부 네이버 지식인과 같은 학습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

 나아가 교육부는 e러닝이 초·중등단계에 머물러서 될 일이 아니라고 보고 고등교육과 평생·직업교육분야를 아울러 e러닝이 인적자원개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e러닝 종합발전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e러닝은 단순히 교육용 콘텐츠를 보급한다는 소극적 의미를 넘어, 초·중등교육 측면에서는 교육내용과 방법의 혁신을, 고등교육 측면에서는 대학교육의 경쟁력 강화 및 국가차원의 시너지 효과 제고를, 평생교육 측면에서는 급변하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지식을 상시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학습체제를 구현하는 의미를 가진다.

 교육부가 향후 펼쳐 나갈 e러닝 정책은 그만큼 깊이와 넓이에 있어 무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EBS 수능강의는 공교육의 보완재로서 앞으로 e러닝을 추진하는 데 있어 인터넷을 이용해 수요자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초기 단계의 모형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교육부의 e러닝정책은 기존의 ICT 활용교육을 포함해 e러닝, m러닝, u러닝 등 시중에 회자되는 모든 유형의 e러닝을 포괄하면서 온오프라인 교육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한다. 앞으로도 교육부는 우리 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수한 인적자원을 기르는 데 e러닝이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e러닝 모델을 창출하는 데 진력할 것이다. sgb3207@moe.go.kr

※ 이 글은 10월 13일 본지 31면에 실린 천세영 교수(충남대)의 기고문 ‘EBS 수능과외가 e러닝 표준?’에 대한 반론입니다.

◆배성근 교육인적자원부 교육정보화기획과장, 교육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