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과 노키아가 각각 차기 휴대방송 기술로 개발중인 ‘플로’와 ‘DVB-H’를 내세워 국내 진출을 추진중인 가운데 주파수를 분배하는 정보통신부가 휴대방송에 내줄 UHF 대역 주파수가 전무하다고 밝혀, 사실상 상용화가 어렵게 됐다.
정보통신부는 17일 “2005년말까지 UHF 대역을 디지털방송(D-TV) 전환용으로 시·군·구까지 분배할 예정이며 혼신에 대응해 지역별로 UHF 채널을 활용해야 해 휴대방송용으로 분배할 여력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정통부측은 “디지털 전환이 끝나는 2010년에도 기존 아날로그 방송 채널을 회수받기 전까지 (차기 휴대방송규격에) 가용 UHF 대역이 없다”면서 “UHF 대역에서 주파수 여력을 찾으려면 2010년 이후 디지털 채널을 다시 정리해야 해 사실상 어렵다”라고 말했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도 지난주 어윈 제이콥스 퀄컴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국내에선 휴대방송 기술로 DMB를 정했다”고 밝혀 사실상 신기술 적용과 주파수 분배의 어려움을 피력했다.
따라서 지난주 차기 휴대방송규격인 ‘플로(FLO: Forward Link Only)’를 발표하고 본사 주요 임원진이 방한해 한국시장 진입을 모색중인 퀄컴과 ‘DVB-H’로 올초부터 국내 지상파 방송사와 함께 국내 상용화 논의를 진행한 노키아진영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지상파DMB 준비사업자는 “당초 UHF 대역으로 휴대 방송을 하려면 2000억원 이상의 네트워크 투자가 필요해 방송사로선 할 수 없는 모델이어서 VHF 대역의 지상파 DMB를 선택했다”면서 “(국내 휴대방송시장이) 지상파DMB로 집중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윈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기자와 만나 “새 주파수가 요구돼 규제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면서 “사업자들과 컨소시엄이 필요하면 구성할 생각이고 투자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정지연·성호철기자@전자신문, jyjung·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