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사이드펀드의 탐 실즈 파트너는 출근하는 차 속에서 중국어 자습서 CD를 틀고 공부한다. 크리스털벤처스의 조셉 젱 파트너는 새벽 3시까지 베이징의 술집에서 마오타이를 마시는 중국 기업인들과 어울리기 위해 아침을 거르고 늦게까지 자지 않고 버티는 법을 배우고 있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들이 중국에 푹 빠져들고 있다.
기업인들은 수년 간 10억 이상의 인구와 연 9%의 경제성장율에 군침을 흘리면서 대 중국 투자를 꿈꿔왔다. 그러나 이러한 꿈은 대부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제 새로운 진전 상황이 VC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중국 기업들이 잇달아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킴에 따라 마침내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 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나스닥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된 이들 업체들은 미국 기업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일례로 지난 3월 주식을 상장한 상하이의 반도체업체 SMIC는 4년만에 매출을 1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이를 두고 분석가들은 ‘세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회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러시 잇따라=중국 기업들에 대한 벤처 투자는 2002년 4억2000만 달러에서 지난 해 16억 달러로 증가했다.
아시안벤처캐피털저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 수치가 12억 달러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벤처캐피털업체는 2002년 38개사에서 지난 해 172개사로 늘어났다.
2000년 이후 초기 포털업체 시나나 소후에서 최근의 SMIC, 샨다, C트립닷컴에 이르기까지 성공신화가 이어지면서 주류 VC들은 더 이상 중국을 무시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중국의 대변화=중국이 VC들의 눈에 띤 다른 여러 요인이 있다. 중국의 1인당 소득은 지난 10년 간 대폭 증가해 소비자들에게 진정한 구매력을 안겨줬다. 주요 도시 인구의 절반은 전화를 갖고 있다. 이는 1990년의 비율 1%에 비하면 대폭 증가한 것이다. 미국에서 교육받은 기업인들과 엔지니어들이 대거 귀국하면서 귀중한 경영 경험을 중국에 전파하기도 했다.
카알라일 그룹의 밥 그래디 파트너는 상하이가 20년 이내에 세계의 금융 수도가 될 것으로 확신하면서 아마도 더 빠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내가 22살이라면 상하이로 옮겨 사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난관은 여전하다=세쿼이어캐피털의 돈 발렌타인 파트너는 미국 경기 침체를 ‘무의미하게’ 만들 중국의 추락을 점치고 있다. 토니 후앙 전 실리콘밸리 은행 국제 벤처 그룹 책임자는 “한 신생업체의 경영진이 기술을 갖고 이탈하는 바람에 2000년 개인적으로 투자한 50만 달러를 날렸다”면서 “경영진이 경쟁사 설립을 위해 회사를 떠났다” 말했다.
대중국 투자에 거품이 많다는 비판도 만만치않다. VC 투자의 90%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같은 양의 지분에 대해 더 많은 돈을 제의해 거품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워낙 커서 단순히 결론 내리기에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 서터 힐 베이커 파트너는 중국이 너무 위험하다고 비난하는 이들도 일리가 있지만 이런 사람들도 중국의 잠재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니 박 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