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개성특구에 SW인력 투입하자

지난 여름, 중국 옌볜에서 조선족 잔질인(장애인) 개체경영자협회원 가족을 대상으로 대학생들과 함께 IT교육 봉사 활동을 할 기회가 있었다. 잠시 시간을 내 택시를 타고 북한 회령이 보이는 언덕에 있는 윤동주 시인 생가 앞까지 갔었다. 그때 운전사가 하는 말이 “북한 주민은 몇십 년 동안 많은 것에 굶주려서 남에게 의존하려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자신도 친척이 회령에 많이 살고 있는데 처음에는 그저 도와 주었는데 이제는 북한 친척의 방문이 매우 꺼려진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북한 주민들은 공동생활에 익숙해져 일을 잘해도 받는 것이 같고, 도구사용이 서툴러 생산성이 매우 낮으며 주위 사람에게 기대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또 북한에 평양과학기술대학교를 건설하고 있는 총장도 북한 인부들이 처음에는 생산성이 매우 낮아서 고민을 하다가, 기본생활 복지혜택을 베푸니 제대로 된 생산성 증대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 난제로만 여겨져온 남북 경제협력이 개성공단특구 개발로 실마리가 풀리고 있다. 개성특구를 공동 경제활동의 시범적 모델로 추진함으로써 남북경협의 산적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특구를 통한 교류협력은 최상의 선택으로서 앞으로 이를 근간으로 한 남북교류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매력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이 공단은 개성공업지구법이 발표되면서 개발되었는데, 현재 남북이 합의한 투자환경은 제조업체와 더불어 IT기업에도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임금도 사회보험료를 포함해 최저 노임 57.5달러, 임금인상률도 연 5% 이내로 규정함으로써 중국과 베트남 등과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추었다. 이미 중국의 임금은 경쟁력 있는 수준이 아니며 북한 노동자의 생산성도 우수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임금상승과 경영조건의 악화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기업들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남한은 한때 20여만개의 제조업이 가동되는 세계 5대 제조생산국이었다. 물론 이것은 부지런한 국민성과 반만년의 가난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가능하였다. 새마을운동이라는 정신개혁운동으로 시작된 생산성 운동은 산업 전반에 걸쳐 고르게 능률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난 30여년간 부존자원이 빈약한 개발도상국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생산성을 기반으로 한 품질경쟁력으로 세계 10대 수출국이 되었다.

 그러나 4만여 중소제조업체들이 해외로 떠난 현재, 개성공단은 우리가 5대 생산국으로 다시 한 번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생산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생산성이 낮다면 많은 기업이 중도에 포기할지도 모를 일이다. 개성공업지구를 생산성 시범지구로 지정하여 모델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 생산성 증대의 방안은 자동화와 정보화를 통한 종합적 시범을 보여 주어야 한다.

 이러한 자동화와 정보화를 위해서는 SW개발인력이 필수적이다. 남한에서 자동화 및 정보화를 설계하고, 북한 SW프로그래머에게 개발을 맡기면 된다. 구체적인 사항으로는 임베디드SW나 ERP시스템 SW를 프로그램으로 적용하자는 것이다. 초기에는 남한에서 개발한 패키지SW를 사용하도록 하면서, 북한이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SW 분야의 인력 보완 관계를 활용해 협력해 나가는 것이 이상적인 시스템이 될 것이다.

 북한의 생산성은 일단 잠재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제조·피복·의류 분야에서는 노동자들이 일본어 시방서를 보며 제품을 만들어 직접 수출할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임금이 저렴하다는 장점만을 보지 말고 북한에 생산성 운동을 일으키자. 이것이 한민족으로서 같이 잘 살 수 있는 방안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북한 SW인력을 활용하여 자동화 및 정보화를 강화하자. 공단 내의 생산성 증대가 높다는 것이 알려지면 해외로 나갔던 우리 기업들이 다시 되돌아 올 것이다. 그러면 다시 한 번 세계에서 세번째로 전분야 생산국이며 5대 제조생산국으로서 충분히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선진국을 달성할 수 있다.

 <최성 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 sstar@n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