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국내 휴대폰 시장의 주요 흐름은 메가픽셀폰과 MP3폰이 결합된 컨버전스폰으로 대변된다. 이동통신서비스망의 발전과 이동통신 콘텐츠가 속속 개발, 보급되면서 이에 걸맞은 휴대폰 보급이 러시를 이뤘기 때문이다. 또 이동통신서비스 부문의 지배적사업자와 단말기제조업 부문의 최대업체인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였다. 이동통신3사의 영업정지에 따른 휴대폰시장의 위축도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업체별로도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 등이 이통3사에 공급을 추진하면서 갈등과 반목을 되풀이했다. 이에 따라 4분기에는 메가픽셀폰·MP3폰·게임폰·뱅킹폰·위성DMB폰·HDD폰의 자리매김 및 시장 확대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분기 컨버전스폰 ‘화두’=번호이동성제도 시행으로 연초부터 뜨겁게 달궈졌던 휴대폰시장은 메가픽셀폰과 MP3폰이 출시되면서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LG전자·삼성전자·팬택계열이 연이어 내놓은 메가픽셀폰이 아니면 신제품으로 명함도 못 내밀게 됐다는 의미다. 휴대폰 업계의 다양한 제품화가 눈에 띄는 시기였다. 삼성전자는 액정을 90도 회전해 동영상을 와이드스크린으로 열람할 수 있는 단말기를 출시했으며, LG전자는 보안강화를 위한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한 단말기와 디자인을 중시한 바 타입의 제품을 출시했다. 팬택계열은 게임폰과 TV폰, 디카룩 폼팩터 방식의 단말기를 내놓았다.
◇서비스&제조사 ‘갈등’=이동통신서비스 부문의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과 단말기 제조 최대업체인 삼성전자와의 갈등이다. SK텔레콤은 단말기 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지정, 국내 중견휴대폰 업체의 인수에 나서고 중국기업과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휴대폰사업 확대에 나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팬택계열과 함께 SK텔레콤의 단말기 사업확대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를 취했다. 정통부는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단말기사업 확대를 제한하는 법안 검토 등을 통해 사실상 SK텔레콤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단말시장 3분기 ‘위축’=단말기 시장은 3분기에 크게 위축됐다. 이통3사가 지난 6월말부터 9월말까지 총 100일에 걸쳐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수요가 줄었다. 정부의 단말기 불법 보조금 단속 강화에 따라 수요가 감소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본격화됐던 하이엔드폰(카메라폰)의 수요가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3분기에 들어서면서 국내 단말기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 전 분기에 비해 24% 가량 대폭 줄어든 340만대에 그쳤다.
◇업체별 치열한 경쟁=SK텔레콤은 3분기에 모두 16종의 신규 단말기를 내놓았다. 지난 2분기 7종의 단말기에 비하면 2배 이상 늘었다. KTF는 9종, LG텔레콤은 10종의 신규 단말기를 내놓았다. SK텔레텍은 특히 국내 처음으로 퀄컴사의 MSM6500칩을 탑재한 IM-7400 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단말기 업체별로는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이 SK텔레콤에 모두 13종을 공급했다. LG전자는 올 들어 이통 3사에 1∼2개월 차이로 꾸준히 제품을 공급했다. 평균 출시가 상승률은 LG텔레콤이 60%로 가장 높고 평균가격은 KTF가 57만4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LG텔레콤의 평균 출시가 상승률이 높은 것은 단말수가 적은 때문이며, KTF의 평균가격이 높은 것은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300만화소폰 3종을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전망=4분기에는 HDD폰·위성DMB폰·MP3폰·128화음폰·모바일폰 등의 자리매김이 최대 관심사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WCDMA폰의 출시와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예의주시된다. 위성DMB폰의 경우는 정부의 서비스사업자 결정과 시기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며, WCDMA폰의 경우는 초기 모델이 선보이면서 내년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사들의 투자방침에 따라 일단 공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마인드브랜치 아시아퍼시픽 박선우 부사장은 “상반기와 달리 3분기부터는 국내 휴대폰시장이 하이엔드 일색인 것이 특징”이라며“4분기에는 다양하게 출시된 첨단폰의 자리매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